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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07. 2017

이 영화는 그냥 미쳤다.

영화 <너의 이름은>

아름다운 영상과 이 속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하나의 껄끄러운 감정의 동요 없이 그저 온연히 영화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만큼 찬란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작품을 오늘 보고 왔다. "너의 이름은"이라는 다소 궁금증이 생기는 제목 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에 볼 영화들 중에서 제일 뒤로 미뤄 놨었고 사실, 언제부턴지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만이 최고인 줄 알고 있었던 스스로의 편협한 시야도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오늘에서야 최고라고 할 만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만난 것 같다.



 일단 무엇보다 아름답다. 작화부터 시작해서 주변의 배경과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스크린 속에서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진다. 도쿄의 세상과 한적한 시골마을의 세상이 겹쳐지면서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 모습들이 영상 속에서 흩날린다. 혜성이 떨어지는 장면은 압도적이며 하늘에 펼쳐진 은하수들은 그곳에 당장이라도 빠지고 싶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창작의 근본이 아닐까? 영화라는 것이 살아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에도 큰 감동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그림이라는 창작의 세계 속에서는 못하는 것이 없다. 문득 이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이 나처럼 영화관에 앉아 다른 관객들과 함께 자신의 작품을 보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졌다. 그들도 벅차오르지 않을까?

 그만큼 영상미가 뛰어났다. 거듭 말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영화다. 정말 아름답다.



 스토리조차도 놓치지 않았다. 두 소년과 소녀의 교차되는 삶 속에 적절한 반전과 더불어 뭉클한 사랑 이야기들이 왜 제목이 "너의 이름은" 인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었다. 

 단순히 설명된 줄거리만 봐서는 그 안의 감동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기 위해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던 순간들, 그리고 서로의 몸이 뒤바뀌었을 때 서로의 행동들을 적는 메모, 바뀐 몸을 통해 겪은 다른 삶의 모습, 그리고 그 속의 소소한 재미까지 뭐 하나 놓치는 것이 없었다. 

 즐겁고 또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끔 그런 이야기를 재미 삼아 듣곤 한다. "안 본 눈 삽니다" 
 뭔가 좋지 못한 장면을 보았을 때 농담으로 건네는 말인데 나는 지금 이 말을 하고 싶다. 분명 몇 번이고 다시 볼 명작이지만 처음 이 영화를 본 오늘의 감동만 할까 싶다. 정말 안 본 눈을 사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을 위하거나 혹은 속된 말로 오덕 들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아이들을 겨냥한 만화영화들도 더러 있지만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영화를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하고 싶지도 않고 마니아층을 위한 영화라고 하고 싶지도 않다.
 어느 누가, 어떤 연령층이 봐도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정말 좋은 영화라고 하고 싶다. 

  아직 지나지 않은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함께 영화가 아닌 하나의 작품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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