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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14. 2017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영화 <얼라이드>

얼라이드를 나는 왜 얼라이브드로 이해를 했는지, 처음에 영화 제목이 두둥 하고 나올 때 문득 깨달았다. 따로 영화에 대해서 미리 연구를 하고 보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그저 스파이의 사랑 이야기에 대한 영화이며 제목이 얼라이브드 (alived)라고 이해했던 정도였다. 그런 단순한 오해 때문에 나는 이 영화가 두 남녀의 생존에 치중된 영화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 이 문법에도 맞지 않는 단순한 단어 때문에 말이다.

 얼라이드는 allied로 동맹한, 연합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제목에서부터 두 남녀의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둘의 결말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제목에 담긴 깊은 뜻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본다면 말이다. 



전쟁이 배경인 영화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기가 왜 이렇게 힘들까. 언제나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장면들 만이 그 전쟁이라는 매개를 통해 날을 갈고 달려든다. 서로의 그릇된 이념을 고쳐주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지구는 원하지 않았을 그 속 인간들의 전쟁은 거의 대부분의 영화들을 비극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국 출신의 장교이자 스파이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주인공 맥스와 그의 파트너 마리안은 그들이 수행하는 임무 가운데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곧 죽을 수도 있는, 어쩌면 그 죽음을 결말로 달려가는 그들의 삶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남녀이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사랑이었고, 그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살아남았다. 그것을 축복이라 여기며 맥스와 마리안은 영국으로 돌아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결말이 어찌 되었건 그들의 사랑은 우리도 잘 알다시피 금기 속에 꽃을 피운다. 전쟁 통에서 아이를 낳는 장면은 나에게 전쟁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폭격 속에서도 사람은 사랑을 하고, 사람은 누군가를 돕고, 또 하나의 생명을 낳는다. 포탑이 떨어지고 공습이 펼쳐지는 와중에도 어느 집에서는 파티가 진행되고 어느 집에서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즐거이 웃기도 한다.

 그 비극적인 시대의 장면들이 내가 알던 절망의 소용돌이가 아니라, 전쟁이 당연시되었던 시대의 청춘들로서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그 속에서 행복을 가까스로 찾아가려는 삶을 보여주고 있어서 색달랐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래서 전혀 지루하지 않다. 두 배우가 너무나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기에 그들의 연기에 빠져듦은 물론이고 그들이 이겨나가는 매력적인 과정들 속에서 온전히 흡입되고 만다. 정말 영화와 함께 호흡하고 마음껏 두려워하며 슬퍼했다.



위 사진의 장면을 나는 이번 영화의 최고의 장면이라고 하고 싶다.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꺼내진 않겠지만 이 장면 속에서 마리안이 느꼈을 복잡한 감정들과 그녀가 내리는 결단이,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력이 대단히도 놀라웠다. 

 전쟁이라는 것이 그러하다.
 우리나라도 아직 매듭짓지 못한 이념의 갈등이 남아있고 북으로 올라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픈 사랑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 일어나서는 안될 전쟁이기에 우리는 너무도 편안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비극 덩어리의 불길을 억지로 막아놓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 오래되고 낡은 문을 지척에 두고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영화가 끝나고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서 그들의 아픈 사랑에 대해 애도와 우리의 미래에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영화 속 배경인 전쟁에 대해서 고민의 끝자락을 쥐게 되었다. 단지 앞으로도 계속 영화의 배경으로만 활용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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