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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02. 2017

잔잔하고 아름다운 한편의 휴먼 드라마

영화 <라이언>

 바로 전에 소개했던 영화가 참혹한 순간을 바탕으로 한 실화였다면 이번 영화 <라이언>은 정 반대이다. 고향을 떠나 입양된 한 인도 소년이 30살이 되어 구글 어스와 거기에 오마주 되는 자신의 기억들을 통해 다시 고향을 되찾아 간다는 내용인 <라이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고도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영화는 인도의 현재 상황과 자신의 뿌리에 대한 고찰을 던지고 있으며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또한 가져야 할 마음까지도 건드려 주고 있다. 이 영화 <라이언> 같이 한번 살펴보자.



 주인공이자 실제 인 '사루'는 하층민의 아들로 어머니는 돌을 주워 나르며 생계를 연명하고 자신의 아버지 같은 형을 따라서 어떻게든 돈이 될만한 일들을 찾아다닌다. 이 어리고 똑 부러지는 소년 '사루'는 가족을 정말 사랑했고 형을 너무나 좋아했다. 빈곤하고 궁핍한 삶이지만 소년은 그가 하는 사랑과 받는 사랑 안에서 행복했다.

 좋아하는 형을 따라,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따라 나선 길이 마지막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형이 졸려 하는 '사루'를 두고 어딘가로 간 사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형을 찾겠다고 나선 기차 안에서 잠시 잠든 '사루'를 태우고 기차는 1,200km라는 먼 거리를 달리고 만다.

 '사루'를 연기했던 어린 배우 써니 파와르. 그의 귀여운 발음과 바다를 담은 듯 한 눈망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하나의 어색함 없고 자신이 맡은 배역에 충실했고 어린 친구 답지 않게 성숙하고 진솔하게 '사루'가 겪었을 고통을 자신을 통해서 스크린에 낱낱이 보여주었다.



 그렇게 멀리서 조우한 고난의 세계는 어린 '사루'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해마다 8만 명의 어린아이들이 실종된다는 인도의 현실을 감독은 '사루'를 통해서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었고 나는 감독의 의도 대로 인도의 현실을 뼈아프게 느꼈다. 치안 지수가 높다는 우리나라조차도 길거리에 떠돌아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인도는 오죽했으랴.
어떻게든 그들을 잡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써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사루'는 몇 번이고 탈출해내며 타지에서의 시련을 이겨낸다. 그러던 중 만난 어떤 남자에 의해 '사루'는 실종된 소년 소녀들이 생활하는 교도소 같은 곳으로 보내지게 된다.

 우리나라 느낌으로는 고아원이라고 표현해야 되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소년원이나 다름없는 곳에 빼곡히 길 잃은 어린아이들이 모진 폭행을 당하면서 버티고 있는 곳으로 비친다. 그들의 삶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시렸다. 그렇지만 '사루'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그는 호주로 입양되고 그곳에서 정말 대단한 부부 '존'과 '수'를 만나게 된다.

 '사루'의 새어머니 호주 엄마 '수'의 대사들이 내 마음에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녀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의 연기력이 한몫했을지 모르겠지만 불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상엔 사람들이 너무 많으며 힘든 상황에 있는 어린아이들이 많기에 그들을 구해내고자 하는 순결한 사명감으로 아이를 입양했다는 자체가 나에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성인들이 아닐까.



 '수'와 '존' 부부가 '사루'에게 어마어마한 사랑을 베풀었지만 인간에게 근본과 뿌리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사루'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고 따랐던 형 그리고 어린 여동생. 그들이 사는 땅. 그가 과거에 살았던 고향. 깊은 향수는 성인이 되고 같은 인도 유학생들을 만나자 더욱 커져갔다.

 그는 구글 어스와 그의 조각난 기억들을 맞춰가며 결국은 자신의 고향을 찾아내고 그곳으로 날아간다.

 현대 문명의 힘이 이런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그것이 비단 문명의 힘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너무도 간절했던 '사루'의 의지와 노력들을 통해서 결국 그는 자신의 과거를 되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사실들이 실화라는 것이 정말 멋지고 놀랍지 않은가?

 단 하나의 놀라운 효과와 눈을 즐겁게 하는 이펙트는 없지만 영화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인간과 인간들이 만나 어우러지며 벌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것들을 담백하게 우려낸 2시간이라는 기적이 나에게는 아름답게 다가왔다. 엔딩과 함께 13년에 '수'와 인도의 '사루'친 어머니가 실제로 만나는 영상이 나왔는데 진심으로 감사하고 좋아하는 그 두 어머니의 '사루'에 대한 사랑이 전해서 마지막까지도 마음이 따뜻했다.

 제목이 왜 <라이언>인지는 영화 마지막에 밝혀지니 꼭 한번 보길 바란다.
 이 시대에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의 어린아이들이 처한 상황들을 감독이 의도한 것처럼 이 영화를 통해서 많이 전달되고 전파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오늘 나의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한번쯤 보게 만드는 글이었으면 하고 처음으로 기도해본다.

feat.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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