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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Mar 12. 2017

못된 건 인간이라니까

영화 < 콩 : 스컬 아일랜드>

괴수가 나타났다!

 하고 외치기에는 이미 친숙한 이 친구. 유인원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로랜드 고릴라의 초 거대 버전인 킹콩이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등장했다. 과거 빌딩을 기어오르며 아름다운 여성을 손에 꼭 쥐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비행기들을 종이 조각처럼 구겨버렸던 그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배경 속에 있지만 항공기를 구겨버리는 건 여전하더랬다.

 섬을 지키는, 섬의 왕. <콩 : 스컬 아일랜드>의 후기를 한번 말해보고자 한다.  



스틸컷이 없어서 굉장히 당황했다. 그만큼 비주류 영화인가 싶은데도 국내 영화사 순위는 일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주에 뭐 하나 뚜렷이 봐야겠다고 생각 드는 영화가 없다 보니 벌어진 어부지리 인듯싶지만 뭐, 나름 선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도 조금은 괴랄하다. 인디아나 존스와 킹콩과 월남전과 괴수를 뒤집어 엉켜놓은 느낌이다. 한국에서나 먹는 음식인 비빔밥을 영화에서 썼으니 그다지 맛깔 나진 않았다.

 내 조심스러운 짐작이지만 킹콩을 가지고 영화는 만들고 싶은데 뭘 넣어야 재밌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나름 재밌겠다는 요소들을 몇 가지 첨부해서 내놓은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이상하다 싶은 연결부위가 있긴 하지만 뭐 어떤가, 내용이랄 것 없는 괴수 영화 앞에서 말이다.



나름 좋았던 것은 영상미였다고 말하고 싶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이끌어가는 표현력에 있어서 박진감이 넘쳤고 스컬 아일랜드의 왕 '콩'과 헬리콥터를 통한 전투 장면은 꽤 인상 깊었다. 물론 전 세계 모든 헬리콥터 조종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는지는 몰라도 '콩'의 손짓과 고함소리에 나뒹구는 헬리콥터의 향연은 마음 아프면서도 재밌었다. 감히 산만한 로랜드 고릴라에게 덤빌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킹콩만 나왔다면 섭섭할 것 같아서 등장한 거대한 도마뱀 괴물과의 격투 신도 굉장히 좋았다. 적이랄 것이 없는 '콩'에게서 유일하게 대적할 만한 괴수인 녀석은 '콩'이 약해지기만을 기다리며 땅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인간에 의해 공격을 받은 '콩'이 한차례 무너지자 고새를 못 참고 뛰쳐나왔지만 '콩'이 누구인가, 당신이 생각하기에 녀석은 어떻게 됐을 것 같은가?



그렇지만 던지는 의미는 '결국 인간은 나빠'로 맺어진다.

 가만히 있는 남의 섬에 전쟁 병기를 잔뜩 가지고 와서 폭탄을 떨어트리며 난리굿을 부리는데 가만히 있을 주인장이 어디 있는가? 물론 기초 지식조차 전달하지 않고 무작정 군인들을 끌고 들어온 학자도 문제이지만 죽은 전우들의 복수보다도 전쟁을 그리워한 자신에게 잡아먹힌 중령의 무식한 진두지휘는 결국 파...국을 이끌었다. 

 현실 속에서도 인간들은 자신들이 지구 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라고 믿으며 다른 생명들을 자유 자재로 다루고 있다.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다행히 이 사회에 법이라는 것이 있고 도덕이라는 것 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의 잔혹한 본성이 지켜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콩' 그가 지키는 세상 '스타크래....' 아, 아니 '스컬 아일랜드' 오랜만에 등장한 거대괴수 킹콩을 만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가 아닐 수 없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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