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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Mar 28. 2017

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 저 


 나는 참 김제동 씨를 좋아한다. 어느샌가 그는 정치적 색깔이 짙은 남자로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그 이전부터 나는 그를 좋아했다. 그의 시선은 항상 사람들을 향해 있었고 누구보다 공감되는 단어들로 무대를 꾸밀 줄 알았다. 진정성 있고 호소감 높은 목소리로 청중들과 같이 호흡했다. 

 언제나 사람에게 향해 있다는 느낌을 그를 보면서 늘 받았다. 한 명 한 명의 고민을 들어줄 때, 힘든 사람들에게 힘을 줄 때 그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특유의 못생겼다는 얼굴로도 자신감 있게 웃길 줄 알았고 혼자인 자신의 처지로 용기를 줄 줄 알았다. 그런 그의 생각과 삶의 경험들이 이 책 <그럴 때 있으시죠?>에 담겨 있었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염려되는 것은 나 역시도 정치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받을까, 혹은 김제동을 너무 좋아하는 것은 아니냐는 피드백들을 받진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무슨 다른 뜻이 있을까. 나는 순수하게 그를 좋아한다. 

 책에서도 그는 여지없이 내게 호감으로 다가왔다. 풀어내는 문체에서 그는 언제나 책상 위에 내 앞에 서서 나를 위해 강연을 해주고 있었다. 말하는 어투 그대로의 문체가 너무 좋았다. 하나하나가 깊이 잘 전해졌다. 읽으면서 나는 그가 안타까웠다. 언제부터 우리는 좌파 우파로 나뉘어 서로가 서로를 헐뜯게 되었을까? 타인이 생각하는 것을 수용하기보다는 비판하는 자세로 고수하게 됐을까?

 가장 생산적이고 활동적이며 역동적인 사회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임을 국민 스스로가 인지하고 누구보다 정치에 관심을 갖는 국민들이 많은 사회가 아닐까? 혹시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 국민이 있는가? 

 그런 의미에서 김제동 씨는 누구보다 활동적이지 않을까.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줄 안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수용되지 않고 비판받을지언정, 그리고 그 상처를 홀로된 집에서 삼키고 눈물지을지언정 그의 언변은 언제나 그를 대변하고 있다. 

 이 책이 정치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책 안에 내용은 그저 김제동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재밌고 유쾌하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롭거나 괴롭거나 마음이 다쳤거나 삶의 의욕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주저 없이 꺼내 들고 잠시나마 여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의 말은 내게 참 많은 힘이 된다. 나는 tv에서 그를 볼 때, 어떤 영상에서 그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깊은 반가움을 느낀다. 그 반가움이 책으로, 언제나 꺼낼 때마다 느낄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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