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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May 09. 2017

에일리언 그 이면의 이야기

영화 <에이리언 : 커버넌트>

 -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 


 나는 분명 옛 향수에 깊은 이끌림을 받았다. 20대 후반에 위치에서 나에게 에일리언이란 어린 시절 끔찍하지만 흥미롭게 바라봤던 외계 생명체의 한 부분이었고 이 시대였다면 걸 크러시 계의 군주로 군림했을 배우 시고니 위버(엘렌 리플리)에게 존경을 눈빛을 발사했던 기억이 있다

 스타워즈조차 생소했던 나에게 에일리언 시리즈는 당시 내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SF 대작이었다그렇기 때문에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 찾아가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빠른 시간대에 예약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나는 그날의 향수에 충분히 취해 있었지만 영화의 방향성은 내 기억과 기대를 산산조각 내 버렸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만약 영화의 제목이 에일리언이 아니라 AI : 에일리언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AI 월터를 소개합니다’라는 예고편이 등장하며 AI를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는지 미리 짐작했어야 했다. 이 영화는 절대 그 중심에 에일리언이 있지 않았다. 
  
 스포? 내가 지금 이곳에 털어놓는 이 영화에 대한 반감과 실망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스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영화에 접근했던 ‘동지’들에게 나는 한차례 심적 방어막을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도 역시 나처럼 그날의 ‘리플리’를 만나고 싶었을 것이고 그날의 에일리언을 만나고 싶었을 거니까.



 영화의 방향성만 놓고 봤을 때 꽤 수작이라고 생각한다충분히 우리에게 어떤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도 하며 또한 반드시 어느 시대의 미래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나는 이제 천천히 터미네이터’ 같은 통제되지 않은 인공지능 기계들과 인간이 대립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곤 한다
  
 어느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우리가 어렸을 때 상상했던 것들은 늘 현실로 다가왔다고말도 안 된다를 외치면서 영화로 등장했던 SF의 요소들이 실제로 현재에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이제는 미래 전에 드론 없이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외치고 있고 이미 그 미래 전을 상세히 구사해 내는 전쟁 게임들도 앞다투어 게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그 드론의 기반이 될 것이 장차 AI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AI는 우리 인류에게 이제 개발하지 않아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결론은 우리가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대립할 것이냐인데. <에이리언 : 커버넌트>는 전형적인 대립을 나타내고 있다. 어쩌면 실패한 AI 일지도 모르는 ‘데이빗’의 “창조”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은 그 스스로를 신격화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생명체, 더 뛰어난 생명체를 만드는데 목을 매고 있었다. 그가 완성한 최종 병기가 바로 ‘에일리언’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에일리언의 등장과 전투에 대한 긴장, 몰입이 전 편들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진다. 주제의 포커스가 에일리언과의 전투가 아니기 때문이다. 에일리언이라는 가면을 던져 놓고 그 내면에는 결국 AI와 인간과의 대립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실망했고 한편으로는 조금 지루했다. 
  
 그걸 알아채지 못한 나의 잘못도 분명 있지만 제목과 예고편으로 (물론 AI 버전의 예고편도 있었지만 그걸로 어떻게 알아!) 오해의 여지를 던진 영화사에도 분명 잘못이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옛 기억 속 에일리언의 기괴하고 잔혹한 모습과 연출의 분량이 상당히 적었지만 이번 영화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만약 후속작을 만들 생각이 있다면 이제는 에일리언과 인간과의 격렬한 전투를 담아낸 시원 잔인 쫄깃한 작품을 만들어주길 이제까지의 <에일리언>의 팬으로서 부탁하고 싶다.


ps. 2012년 작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이번 작품을 보면 더 큰 이해가 된다고 하네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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