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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May 21. 2017

우리 주변에 잔존하고 있는 차별

영화 < 겟아웃 >

 이 영화.

 SNS를 그렇게 뜨겁게 달궜더랬다. 신선한 공포와 어떻게 보면 사회에 있어서 민감할 수도 있는 인종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내가 보기엔 영화 <컨저링> 시리즈 이후로 이만큼 짜릿하게 선전, 포장된 영화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영화는 진실로 공포스럽진 않았다.

 독특한 발상과 영화 속에서 담아낸 어떤 인종적인 문제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하나의 섬찟함을 던져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선방했다고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적인 공포보다는 현실적인 공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가 어땠건 간에 나는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또 무섭게 봤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인종 차별은 사실 동양인인 나에게는 아직 와 닿지 않는 현실이다. 또한 해외 한번 나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이 가기 힘든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 사회의 역사에 있어서 인종차별은 우리가 물리쳐 내야 할 우선적인 문제 중 하나이고 현재 많이 수그러 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인종차별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아직도 세상에는 과거 인종 차별이 심했던 시절에 청춘을 사셨던 어른들이 계시고, 그 시절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깊이 뿌리내린 사람들이 남아있다. 우리나라도 남녀 차별에 관해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종종 계신 걸 보면 그 자체를 어떻게 없애는 게 쉽지가 않다. 깊이 박힌 사고를 바꾸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나도 살아가면서 참 많이 느끼고 깨닫는다.

 이 좁은 나라, 대한민국에서도 차별을 없애기가 쉽지가 않은데 다색 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국가에서, 또 땅덩어리가 엄청나게 큰 국가에서 소규모 마을까지 어떻게 다 컨트롤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가 그만큼 무섭다고 본다.  



 사실 영화의 소재 자체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인종차별과는 중심이 다르다. 흑인을 무조건 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그들을 억압하고 잡아놓는 것이 아니지만 예고편만 보면 마치 인종차별에 극한을 달리는 백인들이 흑인들을 잡아 어떻게 하려는 것 같다. 영화를 놓고 봤을 땐 오히려 그 반대로 흑인의 신체적 우월성을 높이 사는 모습을 보인다.

 소재에 대해서 한가지 더 말해보자면 전체적은 진행은 지극히 현실적이나 그 마무리에서 왜 그들이 흑인을 잡아 놓는지에 대한 이유가 허무맹랑하다. 그것만큼은 다소 집중되지 않았던 이유였고 굳이 이렇게 종결을 지어야 했을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진행과 흐름은 너무 좋았다. 적절한 긴장감, 넘치지 않는 공포 요소들, 인물과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갈등과 그 핵심에 들어있는 인종에 관련된 없어지지 않는 편견, 또 나름 신선했던 요소들까지. 그리고 영화는 전반부부터 끝까지 다양한 복선들을 깔아 놓음으로써 전체적으로 돌이켜 봤을 때 탄탄하게 끝까지 진행해 나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 결말은 현실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소규모의 도시에는 아직도 차별받고 살아가는 흑인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도 종종 뉴스에서 몸이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노예처럼 부려지는 사람들에 대한 소식을 듣곤 하니까 말이다. 세상이 아무리 평온하고 국제 사회에서 도덕이 중시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높이 평가받는다 해도 힘과 권력 앞에서 많은 인간들이 무너지고 노예가 된다.

 충분히 스릴 있고 충분히 박진감 넘쳤던 이 영화는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와 더불어 나름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세상에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차별로 인해 누군가는 분명히 고통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정도면 적당히 됐겠지 하는 마음을 차별도 엮어내어 인정하지 말자.

 단 한 명이라도 그 차별에 의해서 괴로워하고 있다면 절대로 완벽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서 우리는 완벽하게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도덕이다.

 나는 이 영화를 그저 무서운 영화로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쯤은 우리 주변의 차별도 생각해 보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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