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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un 26. 2017

이제 남은 건 의리뿐

영화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이라고 하는 이미지 중에 '어머 이건 사야 돼'라는 이미지를 아는가? 나는 이 영화 의 소식을 듣자마자 '어머 이건 봐야 돼'라는 속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트랜스포머는 어린 시절 로망을 자극하는 힘이 있었다. 한 번쯤은 가지고 놀아 보았을 변신 로봇, 그것이 살아서 움직임과 더불어 정교한 그래픽과 함께 멋들어지게 대형 스크린에서 활개를 치니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다. 처음, 트랜스포머를 봤을 때 영화관을 나오며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들을 유심히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날의 두근거림은 이제 도저히 찾아보려야 없지만 이 영화는 재밌고 재미없고를 떠나서 적어도 나에게는 그 끝을 마주하고 싶은 의리의 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난데없는 소재 추가와 끝도 없는 후속작 떡밥 속에서 평점을 바닥을 치고 있는 이 영화. 당신은 어떻게 보았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를 굉장히 싫어한다. 보통은 액션 영화들 중에서 나에게 이런 '통수'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통수'를 마이클 베이에게 맞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가 보기에 이번 작품에 가장 큰 단점은 무리해서 밀어 넣은 아서왕 일대기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아서왕 일대기를 트랜스포머에 녹인 것은 원작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즉 기존에 애니메이션에서 전개되었던 이야기와는 달리 마이클 베이만의 새로운 트랜스포머 이야기를 창작해 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오히려 영화는 충분히 지루해지고 난잡해졌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러 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서두에 이야기했던 과거의 향수를 느낌과 동시에 우리는 보다 다양한 로봇들의 변신, 그리고 전투를 원한다. 그것이 다른 액션 영화들과는 명백히 다른 차이점이고 트랜스포머만이 가지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편에서는 새로 적립한 스토리라인을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과도한 힘을 쏟았다.

 거기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설정들도 버무려야 했으니 나중에는 도대체 이들의 전투 목적은 무엇인지, 지구는 왜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지 의문조차 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영화에서 시사하는 방향성으로 봤을 때 지구에서 당장 떠나야 하는 암적인 존재들은 모든 트랜스포머들이다. 이들로 인해 지구는 거의 파멸 직전까지 갔다. 예전에는 고작 피라미드 몇 개 부서질 정도였다면 지금은 전 지구의 대륙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달을 무너트리는 등 도저히 다음 편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부서뜨려 놓았다. 환경보호단체가 봤으면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제는 도대체가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지 감도 안 오는 이 영화.

 나는 의리로 앞으로도 꾸준히 이 영화에 돈을 내겠지만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다. 솔직히 두 시간 반 동안 크게 몰입하지 못했고 충분히 지루했으며 예고편에서 봤던 전투신이 다였다는 사실에 분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편에 나는 또 득달같이 영화관으로 달려갈 것이다. 이들의 변신이 좋고 이들의 모습이 좋기 때문에. 

 다만 다음에는 이번의 부제처럼 정말 최후의, 그 마지막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제발 다음 편에도 후속작 떡밥을 던지거나 메가트론이 또 살아 도망가는 장면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옵티머스 형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제발 막타까지 깔끔하게 부탁드립니다. 

 안타까움과 반가움으로 만난 <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 그래도 우리 의리있게 이 영화 마주하고 언젠가 또 나올 다음 작품에 설렘 반 불안 반의 마음을 가지며 돌아 나올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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