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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ul 20. 2017

빡빡한 긴장감, 그 사이에 생존일기

영화 <47미터>

 본격적인 여름 시즌 바다 하면 떠오르는 시원한 파도와 갈매기 소리, 짠 내음 그리고 사람들과 파라솔. 도저히 뜨거워서 디딜 수 없는 모래사장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또 바다 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공포 장르.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등장 BGM과 함께 바다 표면에 솟아오른 뾰족한 위용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한 바다의 공포 아이콘 상어 '샤크'가 대표적이다.

 여름이니까 또 등장했다. 식상하다기보다는 으레 그러하듯 매년 하나씩은 등장하는 것 같으며 나는 역시나 상어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았는가?



 전체적인 첫 느낌은 '제작비는 상당히 적었겠는데?'였다. 

 거의 대부분의 신이 물속에서 진행되고 바닷속 영상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제작비는 얼마 들지 않았을 것 같다. 배우들은 정말 힘들었겠지만 조금만 흥행한다면 제작비 회수는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흥행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물론 현재 시점으로 다음 개봉 영화 라인업들이 엄청나긴 하지만 이번 한주는 '덩케르트' 말고는 조용하기 때문에 다음 주가 되기 전까지 공포물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특히 여름 시즌에 제대로 된 공포물들 사이에서 긴장감 넘치는 소재를 가지고 출사표를 던진 이 영화에 있어서 공포물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나름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 달려든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갖출 건 갖춘 영화였다고 평을 내리고 싶다. 



 B급 영화의 느낌을 지울 수 없거니와 영화 자체의 분위기나 흐름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 모든 것들을 이 두 주인공 '리사'와 '케이트'가 처한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상황이 전부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언더워터>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 극한의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소름 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들의 상황은 더 극한이다. 적어도 <언더워터>는 숨이라도 쉴 수 있었지만 이들의 케이지가 바닷속 47미터에 가라앉았고 주변에 상어가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 이상 돌아다니고 있으며 몸은 여기저기 다쳐서 피가 났고 산소도 부족하다. 

 이 정도면 거의 100% 사망 '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극한 중의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들에게 적은 사실 상어보다는 산소였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단점은 오히려 영화 자체가 만들어낸 극한의 상황 덕분에 상어가 약간은 등한시되는 경향이라고 하겠다. 홍보는 상어에 의한 공포 스릴러처럼 해놨지만 근본적으로는 47미터 바닷속에서 살아남기 날까?

 그렇기에 영화는 정말 빡빡하게 긴장감을 조여주고 있다. 초반에는 조금 루즈 하지만 본격적으로 상황이 전개되면서 정신없는 긴장감보다는 천천히 조여오는 긴장감 때문에 가슴이 다 답답하고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산소는 떨어져가는데 바닥에 떨어진 케이지가 열리지 않아 맨몸으로 나가 열어야 하거나, 바다 위의 배하고는 깊이 때문에 무전이 되지 않아 어디서 덮칠지 모르는 상어가 있음에도 교신을 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헤매거나, 누가 오긴 왔는데 답이 없는 상황에서 그를 찾아가야 하거나, 산소는 계속해서 떨어져 가고 상어는 자꾸만 위협하고 이 여러 가지 정말 구역질 날 정도로 갑갑한 상황들이 충분히 긴장감을 가미 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포스터에 떡하니 결말이 미쳤다느니 이런 소릴 해놨는데 사실 뻔했고 그다지 미쳤다는 말이 나오진 않았다만 색다른 상황과 또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들 속에서 충분히 소름 끼치고 또 스릴러 다운 긴장감을 유지했다고 생각하며 여름 바다에 최강 공포물 상어도 나름 잘 이용해 냈다고 본다. 

 <언더 워터>는 팩트를 놓고 보자면 결말이 말도 안 되긴 했다면 이 영화는 적어도 사실적인 결말이지 않았나 싶다. 한편으로는 상어에 대한 지식과 잠수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었고 말이다. 무엇보다 혹여 스킨 스쿠버로 상어 케이지 안에 들어가게 된다면 적어도 케이지에 대한 안정성과 와이어 점검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자. 동물원에서 탈출한 사자는 달려서 피하거나 나무 위에 올라가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생각 가능하지만 깊은 바닷속 케이지에 갇혀 호흡이 딸려가면서 맞아들이는 상어는 정말 답도 없다는 사실. 나는 이 영화로 확실히 깨달은 것 같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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