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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ul 30. 2017

군함도라는 영화의 옳고 그름

영화 <군함도>

 정말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영화가 드디어 개봉했다. <군함도>라고 하는 일본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의 아픈 민족적 역사를 담은 소위 국뽕’ 영화라고도 했다군함도가 무엇인지 당신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적어도 나는 군함도의 아픈 현실을 알아 차린지 몇 해 되지 않았다깨달음의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예능프로 덕분이었다

 학교에서 배웠는지 기억도 까마득했거니와 당시 예능프로에서 조명했던 군함도의 아픈 현실과 역사 왜곡의 실태는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군함도는 말 그대로 도망칠 곳 없는 지옥으로 보였고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위령탑의 방치 상태는 인도주의를 벗어났으며 도저히 사람으로서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가감 없이 밝히고 숨기지 말아야한다는 대 조항을 이번에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숨기고 왜곡하는 그들을 납득 할 수 없었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보다 사실적인 묘사와 역사의 현실을 그대로 비춰주기를 바란 마음이 고스란히 <군함도>라는 영화에 전해졌기에 개봉 한참 전부터 떠들썩했었나 보다그리고 그랬기에 개봉 이후 지금 더욱 더 떠들썩한 것 같다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제일 먼저 이 영화에 대해 말하고 싶은 분명한 사실은 볼 필요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영화 자체의 진행이나 그 사실 여부를 떠나서 영화 전체가 담고 있는 분위기와 군함도라는 끔찍한 장소의 현실 등이 과장되었든 축소되었든 나에게는 충분히 분통터지게 할만 했다우리가 독도에 대해서 분해하고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 분해하면서도 사실 군함도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아마도 이렇게 영화나 혹은 프로그램등으로 조명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외교활동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봐야 할까 하는 고민 보다는 그냥 봤으면 좋겠다짜증나고 열 받는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그냥 봤으면 좋겠다다 함께 분노하고 다 함께 투덜거리며 다 함께 욕지거리를 뱉었으면 좋겠다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네이버에 군함도도 검색해보고 일본이 어떤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도 지켜보고 누가 군함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지도 보고 나는 어떻게 하면 일본의 역사왜곡을 저지하는 힘을 보탤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그것이 이 영화 <군함도>의 순기능이 되기를 바란다 

  


 세간에서는 군함도가 역사에 대한 의미보다는 영화로서의 비중이 더 컸다는 말들로 비난을 받고 있다. 큰별쌤이라고 불리는 태성 선생님도 훌륭한 탈출’ 영화이며 올 여름을 책임질 만 하다고 이야기 했고너무나 많은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다고도 하고 배우나 감독들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일본이 마냥 나쁘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말들이 나와 더욱 그런 것 같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려 했다면 굳이 <군함도>라는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나? 그럴 바에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났지 않을까나도 처음에는 이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영화라는 것은 창작물이다영화의 시작에도 군함도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했다는 문구가 등장한다결국 fact 보다는 허구를 더 많이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군함도를 알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볼까다큐멘터리에는 명배우 황정민씨도잘생긴 소지섭씨도 명량에서 짧은 시간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이정현씨도부산행에서 명연기를 펼친 김수안씨도 나오지 않는다사실만 놓고 흘러가는 취재의 현장들 속에서 가끔은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고 잠깐의 한숨으로 안타까움을 표하며 채널을 돌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영화로서의 <군함도>는 보다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었다우리가 원한 배우와 명연기그리고 각종 효과들과 상황연출 등을 통해서 보다 군함도의 현실을당시의 고통과 괴로움그리고 <군함도>에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민족끼리의 분열과 사투보다는 일본의 무자비했던 현실을 더 비판하고 조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아쉽고 또 아쉽다.



 큰별쌤이 말씀하셨듯 나 역시도 동의 한다. ‘탈출의 포커스를 가지고 훌륭하게 연출해낸 멋있는 영화이다군함도라는 배경이 정말 큰 몫을 해낸 것 같다. 그 속에 가슴 아픈 우리 민족조상들의 고난들이 담겨있긴 했다만 제 몸 살리기 위해 일제의 앞잡이가 되고 그 잔인한 현실 속에서 동지들을 등쳐먹고 제 살길만 도모하는 조상들도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일본에 반기를 들고 당당히 수면위로 떠오른 영화일지 모르나 까놓고 보면 일본보다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조선인 족속이라는 말처럼 끼리끼리 물어뜯기 바쁜 영화이다.
  
 영화로서의 재미도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긴 러닝 타임에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영화에 온전히 빠져들었다그러나 영화를 보기 전에 원했었던 군함도 속 조상들의 고통과 고난 그리고 단결과 합심 그리고 일제의 간악한 모습들 보다는 우리들끼리의 분열을 바라보며 오히려 현재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 웃픈 느낌이 들었다앞서 말했지만 군함도라는 역사적 지역을 잘 모르고 생소한 사람들이 없게끔 영화를 통해 널리 알리기에는 좋다고 생각하지만그러기에 꼭 봤으면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칫 우리 민족들이 그러면 그렇지 라는 결론으로 내려질까 두렵다
  
 정말 아쉽고 또 아쉬운 영화가 아닐 수 없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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