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ovi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Aug 13. 2017

유쾌,상쾌,통쾌 그리고 얕지 않은 깊이까지

영화 <청년 경찰>

 잘생긴 두 배우, 박서준 씨 그리고 강하늘 씨. 이 둘의 캐미가 기대되었던 영화 청년 경찰이 개봉했다.

 딱 봐도 유쾌 상쾌 통쾌할 것 같은 이 영화는 까보니 더욱 유쾌했고 상쾌했으며 통쾌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연기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실제 친구지간 같았고 젊은 날의 혈기와 경찰 대학생으로서의 정의 그리고 친구로서의 자세 등 모든 방면에서 과하지 않고 즐겁게 풀어나갔다.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만큼 깊이 빠져들었다 나온 것 같다. 엔딩마저도 딱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 유쾌함 속에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 부분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그래, 일단 최고로 재밌었다.
 내 생각에 올해 나온 영화 중에 이만큼 즐겁게 본 영화가 없는 것 같다. 액션이고 자시고 휴먼 드라마 느낌이 강한 이 영화는 그 속의 두 배우가 온전히 영화의 모든 부분을 짊어지고 이끌어가고 있으며 또한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유쾌함을 잔뜩 선보이고 있다. 까불거리고 촐싹거리며 또 정직하고 정의로우며, 한편으로는 대책 없고 멍청하기까지 한 이 두 청년을, 그 캐릭터를 미워하려야 할 수가 없다.

또한 그 내용의 깊이도 나쁘지 않았다. 마냥 웃기기만은 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영화 자체에서 시사하고자 했던 바도 명확히 보였고 난 이런 사회악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경찰대 2학년인 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는 학생의 신분인 그들이 칼을 갈고 덤벼들어야 할 만큼 불합리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자칫 재미만 있다고 평가받았을지 모르는 상황을 나름 잘 풀어낸 것 같다.

 


  난 정말 상상도 못했다.

 영화가 물론 하나의 작품이고 허구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당시의 사회와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고 SF 같은 미래적인 작품이 아닌 이상 현실 속에서 분명 있을 만한 소재가 등장하곤 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끔찍한 상황을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었다. 최근에 굉장히 핫이슈로 떠올랐던 동물농장이 취재한 강아지 공장이 있었다. 말 그대로 강제 교미를 통해 새끼를 낳게 하고 그 새끼를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판매하는 일종의 '공장'이었다. 그곳은 정말 생명에 대한 소중함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모든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를 보며 그 장면이 떠올랐다. 다소 스포가 될지 모르겠지만 여성들을 납치하여 장기매매하기 전에 먼저 난소를 채취할 수 있을 만큼 채취하고 이제 더 이상 할 수 없을 만큼 노쇠해진 여성을 장기매매 시키는 부분은 저런 류의 인간들의 인간성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강아지 공장과 다른 부분이 어디인가?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끔찍해서 가슴이 다 저렸던 것 같다.

 그 유쾌함 속에서 이 부분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 절대로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단순히 장기 매매뿐만이 아니라 '빼먹을 만큼 빼먹고' 장기매매까지 실시하는 이 '미친놈'들은 사회 속에서 반드시 찾아내야 할 악이고 종양이다. 이제는 정말 사람이 더 무서운 시대가 아닐까. 어쩌면 앞으로도 더 사람이 무서워질 것 같다. 사람만큼 무섭고 악한 존재는 없을 것 같다.



 그 외에도 당장에 사람보다 규칙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나, 나머지는 어른들에게 맡기라는 말들이나, 어떻게 보면 정말 큰일을 해낸 이들에게 학생의 잣대로 처벌을 강요했던 몇몇 간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아직도 부딪쳐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생명 앞에 무엇을 가져다 대겠는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법이고, 절차, 규칙 그런 것들이 앞선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문제가 아닐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고 과거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많이 개선되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정말 좋은 영화고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두 청년의 멋진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 안에서 비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까지 정말 다양한 재료들이 잘 비벼진 맛깔나는 비빔밥 같은 영화였다.

 feat. 김큰별

매거진의 이전글 쫄깃함과 유쾌함 사이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