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ovi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Aug 26. 2017

혹성탈출 리부트 그 대망의 마지막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전 시리즈의 스토리와 스포가 있습니다. > 

나의 어렸을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혹성 탈출은 인간들이 원숭이의 행성을 탈출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연히 불시착한 행성에서 인간이 유인원들에게 노예 취급을 당하며 살고 있고 그곳에서 탈출하여 지구로 돌아가려 하지만 결국은 그 행성이 지구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그 행성의 인간들은 땅 속에 파묻혀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아는 혹성 탈출의 기존 스토리다. 그 이후 2011년부터 등장한 이 혹성 탈출 시리즈를 보면서 언제 한번 날 잡고 다시 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다 '종의 전쟁'이 마지막임을 알게 되었고 이번 주 이전 시리즈를 전부 돌려보고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나는 이미 '시저'의 광팬이 되어있었기에 그의 찬란한 마지막에 가슴이 아직도 먹먹하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았는가?



 영화는 총 3개의 시리즈로 되어 있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 반격의 서막 -> 종의 전쟁 순으로 진행되며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기존 작품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즉 혹성탈출 고전 작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며 일종의 리부트이고 전작들을 굳이 보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혹성탈출 1편을 꼭 다시 봤으면 좋겠다. 

 무려 1968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정말 수작이라고 생각하며 이 리부트 시리즈의 마지막 <종의 전쟁>에서도 이 혹성탈출 1편과의 연결고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으므로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를 재밌게 보았다면 꼭 한번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리부트 시리즈에 대해서 짧게 정리해 보자면 
 진화의 시작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주인공인 '시저'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시저'가 어떻게 지금의 무리를 이끌게 되는지가 나온다. 침팬지를 대상으로 지능을 올려주는 핵심 물약에 대한 실험을 하며 알츠하이머병을 치유하고자 했던 목적이 오히려 유인원의 지능 자체를 비약적으로 올려주게 되고 그 첫 번째 실험체의 새끼였던 '시저'가 실험실의 연구원의 손에 길러지게 된다. '시저'가 인간에 대해 큰 적대감이 없는 이유도 어쩌면 어린 시절 인간의 손에 길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짐승이기에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행동이 '시저'를 동물 격리 시설로 보내지게 만들고 그곳에서 '시저'는 고통받는 동족들을 바라보며 더 이상 인간 세상을 '집'이라고 여기지 않고 그들을 데리고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핵심 물약이 오히려 인간에게는 독이 되어 무리하게 실험을 자행했던 연구원들이 감염되고 퍼지게 되며 인류는 파멸의 길로 돌아서고 '시저'는 이 물약을 탈취해 격리 시설에 모든 동족들의 지능을 높이게 되고 그들을 데리고 탈출하며 도심과 멀리 떨어진 숲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게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저'는 인간과의 큰 적대감 없이 평화를 원했다.  



 두 번째 시리즈인 <반격의 시작>에서는 전염병이 퍼지며 인간들이 몰락하고 그 사이에 인간들끼리의 전쟁을 통해 점점 고립되는 세계 속의 '시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난리 통 속에서 면역으로 살아남은 인간들이 '시저'의 보금자리에 있는 댐을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하기를 원하면서 점점 유인원 무리와 인간 무리의 대립이 발생한다. 
 수년간 인간에게 실험체로 쓰이며 인간의 증오가 극에 달한 '코바'는 끝까지 인간들을 두둔하고 도와주는 '시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에게 복종하면서도 반감을 가진다. 결국은 '시저'를 총으로 쏜 뒤 인간들이 '시저'를 죽였다며 동족들을 자극하고 인간들의 보금자리를 공격하는 최초의 전쟁을 개시한다. '코바'의 증오는 유인원은 절대로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버렸고 '코바'의 폭정과 더불어 유인원은 인간들의 보금자리를 완벽하게 무너트리게 되지만 댐을 건설하도록 도왔던 인간들에게 '시저'가 구해지고 '코바'를 '시저'가 죽이게 되면서 이와 같은 사태는 마무리된다. 
 그러나 결국 심지를 당긴 인간과 유인원과의 전쟁은 멈출 수 없는 선로를 달리게 된다. 

 그렇기에 이번 마지막 편 <종의 전쟁> 시작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인간과 유인원은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저'는 여전히 평화를 원하지만 하나의 계기를 통해 그는 결국 내면의 증오를 터트리며 마지막 여정을 떠나게 된다. '코바'의 증오를 이해하면서 말이다. 



 나는 정말 이 혹성탈출 시리즈를 재밌게 봤다. 무엇보다 원작의 연결점을 마지막 작품에 담아냈다는 부분도 좋았고 온전히 자신의 동족을 위해 살았던 '시저'의 삶도 좋았다.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그래픽과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고 생각한다. 한 편, 한 편이 모두 엄청난 몰입감을 가지고 있었고 작품의 마무리 역시 빛났다. 

 나도 한 명의 인간이지만 만약 훗날 유인원이 진화에 의하거나, 혹은 우리의 실수에 의해 이런 지능이 생긴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사실 인간이 지금의 최강자로서 지구에 군림하고 있는 이유도 대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해 준 유일한 무기가 바로 어떤 종들보다 높은 지능인데 이와 같은 지능을 우리보다 더 유전학적으로 뛰어난 개체가 가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인류에게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킹스맨>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인간은 하나의 바이러스여서 지구를 죽이고 있다고, 사람이 아프면 열이 나듯이 지구도 그래서 점점 열이 나고 있는 거라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수밖에 없다고. 그렇기에 그들은 v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우리가 정말 이 지구에서 하나의 생명체가 아니라 바이러스가 된다면 우리는 대 자연의 굴레 속에서 어떤 벌을 받게 될까. 

 쉽게 즐겨 볼 수 있는 액션 판타지 영화였지만 또 그만큼 재밌는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들도 많이 교차하게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feat. 김큰별

매거진의 이전글 너무 자극적인 음식은 사람이 먹지를 못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