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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Sep 17. 2017

음악과 함께하는 파워 드라이빙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모든 리듬이 액션이 된다."

 과연 저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포스터를 집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도 신기했다. 베이비가 보통은 아기라고 인식하게 되는데 아기가 운전을 한다는 건지, 아기 배달을 한다는 건지. 

 어느샌가 딱히 예고편을 미리 챙겨보고 영화를 보진 않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그 편이 훨씬 재밌었다. 기대감이 없어서 일까?) 무슨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로, 새하얀 도화지 상태로 영화관을 찾았다. 소재와 흐름에 대한 적잖은 충격과 또한 이 무슨 스토리지? 하는 의문점으로 영화는 끝이 났고 어쩌면 조금 지루할지도 모를 이 영화에 음악이라는 소스가 어떤 마법을 부려놨는지 놀라고, 감탄했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았는가?



 일단은 신나는 액션 영화였다. 

 오프닝과 함께 시작된 자동차 액션은 깜짝 놀랄 정도의 쾌감을 선사했으며 시작부터 경쾌한 음악과, 배우의 경쾌한 행동으로 호기심을 잔뜩 부풀렸으며 재밌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마구 샘솟게 만들었던 것 같다. 제목 때문에 마치 <트랜스포터>처럼 뭔가를 배달하는데 그 대상이 아기인가? 하는 의문점은 시작과 함께 해소되었으며 이 영화가 굉장히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구나라고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이라는 것은 언제나 환상적인 조미료가 되곤 한다.
 예술이나, 삶이나, 그 밖의 모든 것에서 적절한 음악은 전반적인 부분에서 사람의 감정선을 건드리고, 흔들며, 폭발시키기도 한다.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영화는 놀랍게도 그런 음악의 강점을 잘 사용했다. 잘 버무렸다. 



 어렸을 적 사고에 의해서 귀에 이명이 자주 들리는 덕분에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위해서 음악을 귀로 들려줘야만 의사소통이 편하다는 주인공의 신체적 설정을 바탕으로 음악은 러닝타임의 거의 대부분을 함께했다. 음악에 관련된 영화들을 보면 멜로나, 로맨스 혹은 아주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작품 등이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보통의 통념을 박살 내고 음악을 액션의 파트너로 택함으로써 장면 하나하나에 느낌과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장면의 박진감 등을 더욱 생생히 살려냈다. 

 영화 속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곡들이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었고 장면 속 배우들이 하는 행동이 음악 속 박자와 딱 맞아떨어지게끔 편집을 함으로써 마치 그들이 연주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함께 들도록 만들었다. 만약 음악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영화는 지금과 같은 평을 들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사실, 영화 자체의 스토리 라인이나, 인물들 간의 개연성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베이비'라는 별칭답게 주인공의 착하고 무른 성격, 그리고 그에 맞는 연기와 배우를 잘 매치 시켰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각 각의 캐릭터 간의 연결과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했고 캐릭터의 고유 성격이 후반부에는 많이 바뀌는 것 같은 느낌도 들면서 점점 집중하기 힘들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실수를 하는 동료를 가차 없이 죽였던 보스가 정작 정말 큰 실수를 한 다른 동료를 어떻게 처리하지 못하거나, 모욕을 참지 못하고 뚜껑 열리면 큰일 난다고 하던 동료도 다른 동료가 던지는 온갖 모욕을 전부 참아내다 못해 고민까지 해주는 등 일관되지 못한 캐릭터의 성격과 대사가 몰입을 방해했다. 그 부분이 참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스토리 자체도 너무 억지스럽기도 하고.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이 있다. 

 정말 주옥같이 아름다운 음악들이 흐르는데 이 음악에 대한 자막이 없었다.
 분명 뭐랄까, 이 영화의 전개와 느낌이 맞는 음악인 것 같고, 가사를 보면 조금 더 집중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음악에 대한 자막이 없어서 정말 아쉽고 미웠다. 이 부분만 추가되었다면 더 좋았을걸 싶다. 

 음악이 전반적인 부분에서 영화를 끌고 갔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음악이 전부였고 영화의 진행과 흐름은 부가적인 것이었다고 하고 싶다. 

 경쾌하고 즐겁게 영화 한편을 잘 보고 나왔다. 
 앞으로도 이런 유의 영화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언제고 달려가서 빵빵한 영화관의 사운드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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