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이다.
남자라면 누구라도 짊어져야 하는 국방의 의무를 직업으로서 평생 걸어 나가고자 하는 직업 군인이다. 그리고 나는 청춘이다. 젊고, 어리며, 작은 일에 크게 분노하기도 하고 우울해서 어딘가 홀로 박혀 있기도 하는 누구나 처음 사는 인생, 수많은 시행착오들에 부딪치고 깨어지면서 또다시 한번 일어나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대한민국의 20대, 어린 청춘이다.
청춘에 나이가 어디 있겠냐만은, 나는 조금 독특한 청춘이기도 하다. 사실 대한민국 대다수의 남자들은 이 독특한 청춘의 기간을 피할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이고, 인간의 모든 권리가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면서도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가까이 일종의 ‘통제’를 받는 청춘, 그것이 바로 군대라는 사회 속의 순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그 독특함을 공유한다. 누군가는 신나게, 누군가는 우울하게 같은 청춘을 살아간 동료들과 술자리에서, 카페에서 떠들어대곤 한다. 어떨 때는 부풀려지기도 하고, 어떨 때는 무시받기도 하지만 그들의 기억 속에서 ‘통제’ 받은 청춘의 삶은 죽을 때까지 머릿속에 각인될 독특한 순간일 것이다.
나는 그 ‘독특한’ 청춘을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나에겐 앞으로의 삶이 계속해서 그러할 것이며, 그러할 예정이다. 그렇기에 오늘 이 글을 적어보려 한다.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래, 솔직히 두렵다. 세상은 우리 군을 썩 좋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각종 기구한 사연들,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 밝혀질수록 가뜩이나 고단한 군인으로서의 삶이 더욱 고단 해지는 것만 같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을 떠나서 나는 나와 같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사회의 사람들에게 군인으로서 살아간 나의 청춘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러기에 설렌다. 나의 ‘독특한’ 청춘이 조금이나마 비칠 생각을 하니 심장이 두근댄다.
경제가 힘들어지고 세상 살아가는 것이 퍽퍽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직업군인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고 들었다. 모든 군인들이 나와 같은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고, 또 나도 힘들게 군 생활을 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저 나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사람들이 우리도 동일한 청춘의 단계를 걸어가고 있노라 말하고 싶고 나와 같은 군인들에게 청춘의 의미와 열정을 전달해주고 싶다.
나의 이야기에 함께 웃고, 함께 울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혹시나 오른팔에 태극기를 달고 전투복을 입은 채 돌아다니는 그 젊고 어린 청춘들을 바라볼 적에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그들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청춘들에게 이제는 “군인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젊고, 우리는 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