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잘해주면 떠나버리는 여자들”
현실연애고민1
<성별: 남자 / 나이: 30대 초중반 / 직업: 사무직 / 특징: 연애만 시작하면 여자들이 저를 떠나가요.>
아래 내용은 고민남이 필자에게 직접 상담한 내용을 필자가 읽기 쉽게 풀어 쓴 글이다.
(고민남)
얼마 전 두 달 남짓 만났던 그녀에게 반 강제로 이별을 당했습니다. 저는 그녀와 계속 만나고 싶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저에게서 떠나버린 것 같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녀를 잡았습니다. 내가 더 잘하겠다고, 마음 편히 몇 번만 더 만나보자고, 그래도 마음이 돌아오지 않거든, 그땐 정말 헤어져주겠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구차했습니다. 하지만 구차하게 매달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녀와 당장 헤어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그녀는 생각보다 완강했습니다. 그렇게 절대 겪고 싶지 않았던, 그녀와의 생이별을 결국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와 제가 사귀게 된 건 꽤 운명적이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그녀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였고, 저는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회식자리를 함께하게 되었고, 회식이 끝난 후 단둘이 술을 한잔 더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술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저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하였고, 주말에 따로 몇 번 더 만나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시나브로 연인이 되었습니다. 사내연애라는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죠.
하지만 시작부터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죠. 그녀가 가끔씩 저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빠, 내가 오빠랑 사귀는 이유가 오빠가 정말 좋아서인지, 오빠가 좋은 사람이어서 인지 잘 모르겠어.”
그 당시에는 그냥 듣고 넘겼어요. 저는 자신 있었거든요. 제가 그녀에게 진심을 다하면 그녀도 마음을 천천히 열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딱히 다른 방법도 없었습니다. 저 말에 제가 토를 달면, 우린 금방이라도 남이 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점점 그 빈도가 더 잦아졌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그녀의 행동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저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저는 그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내연애의 특성상 그녀를 매일 봐야했기에, 그녀의 달라진 태도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며칠간 잠도 설치고, 입맛도 없었습니다. 헤어지기 너무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힘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었던 데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건 제가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진심을 다해 사랑했는데, 저는 진심을 다해 아껴줬는데, 결국에는 저를 전부 떠나갔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저에게만 일어나는 걸까요? 너무 잘해준 제 잘못인 걸까요? 어떡하면 이런 이별을 안 겪을 수 있죠? 지금은 시간이 조금 지나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어떤 말에도 상처받지 않을 준비가 되어있으니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필자)
참 많이도 아팠겠습니다. 사내연애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음에도 결과가 좋지 못했네요. 하지만 이제는 많이 회복하셨다고 하니 솔직하게 말 하겠습니다^^
잘 헤어지셨습니다. 오히려 더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두 달 만에 헤어지신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당신은 잘못한 게 없습니다. 당신은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고, 당신의 사랑에 충실했습니다. 문제는 그녀입니다. 그녀는 당신에 대한 마음의 확신 없이, 당신과 섣부르게 만남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그녀의 전 연애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나요? 아니면 평소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녀가 본인은 나쁜남자가 싫다며, 착한남자를 만날 거라고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지 않던 가요? 그랬다면 당신과 섣불리 연애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자신만을 바라봐 줄 것 같은 당신의 모습과 현재의 외로움이 더해져, 정작 자신의 진심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라도, 상대에 대한 확신 없이 시작하는 사랑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건 확신이 있는 사람에게 저질러서는 안 될 예의 없는 행동이자, 사랑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죠.
자, 이번엔 당신에게서 문제를 찾아봅시다. 원래 연애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지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연애는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상대가 죽고 못살 만큼 좋아도 실패할 수 있는 게 연애이고, 상대가 그냥 적당히 좋아도 성공할 수 있는 게 연애입니다.
필자의 글에서도 말했듯이, 사랑하는 마음을 절대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연애는 근본적으로 당신의 행복을 위해 하는 행위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게 감추는 것보다 행복하다면,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을 만큼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절대 감출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필자가 여러 사람과 상담하다 보면, 상대가 아무리 좋아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보다, 오히려 감추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여러 이유(성장배경, 과거연애 등)들로 인해 본능적으로 자기방어기재를 가지고 있고, 극한의 상황에 치닫기 전까지는 절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지금의 연애패턴을 유지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분명 당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필자 답게 조금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정말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면, 사귀기 직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사귀기로 한 직후부터 약 6개월 동안은 상대방이 한번에 ‘확’ 느끼지 못할 정도로만, 일부러 소홀히 상대를 대해보세요. 이 말의 뜻은 상대방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숨기고 ‘연기’를 하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당신의 사랑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당신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수록,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날수록, 오히려 당신이 그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야합니다. 더욱 철저히 당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고, 더욱 철저히 자기계발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던가, 외국어를 배우거나 취미생활(동호회 활동)을 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서 명심해야 할 사항은 절대 과하지 않아야 한단 겁니다. 당신의 가치를 높이는 위와 같은 행동들이 절대 당신의 연인을 외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순간순간 당신의 부분적인 모습만을 보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당신의 흐름과 결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이 말을 명심하세요.
“그 사람은 일시적인 달콤함을 선사하는 사랑보다, 영원한 안정감을 선사하는 당신의 사랑을 결국 선택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