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_ 사랑공감7
“안녕하세요. 이 글을 확인하실지 안하실지 모르지만 문득 문득 그쪽이 생각나고 제가 지금 한국에 잠깐 들어오게 되어 연락 드립니다. 결혼을 하셨거나 여자친구가 있으실 수도 있지만 제 솔직한 마음만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캐나다로 가기 직전에 학원을 다니면서 저에게 몇 번이나 마음을 표현하셨는데 사실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남녀사이에서 순수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갑자기 다가와 마음을 표현하신 분들은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을 거라는 편견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누군가를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건 그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제가 몇 번이나 사정을 말씀드려도 쪽지에 손편지에 사실 정말 많이 감사하고 감동했습니다. 주셨던 손편지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도 손편지가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첫눈에 반했다는 말, 저는 그쪽이 진심이었을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3년이나 지나서 연락하는 게 저 혼자 너무 유난 떠는 걸로 보일수도 있을 것 같아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어차피 바로 캐나다로 나가야 했고 인연이면 나중에 돌아와서라도 연락이 닿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캐나다에 너무 오래 있게 되었어요. 현재로서는 내년에 한국에 완전히 들어올 예정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뵐 수 있을까요? 저는 다다음주까지 한국에 있어요. 그 전에 이 메일을 확인하신다면 그쪽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그쪽이 번호를 바꾸신 것 같아 예전에 알려주신 번호로는 연결이 되지 않네요. 이게 마지막 연락이 되더라도 그때 저에게 순수하고 진심 어린 마음 표현해 주셔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저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장을 보냈습니다.
“제가 그쪽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정보는 이름, 생년원일, 마을버스를 타는 곳이 전부였습니다. 인연이라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렸습니다. 물론 저도 바빴습니다. 저도 3년이라는 시간이 믿겨 지지 않습니다. 항상 그쪽만을 생각했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결혼도 하지 않았고, 여자친구도 없습니다. 오늘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그렇게 바쁘게 살았나 봅니다. 핸드폰 번호 남기겠습니다. 얼른, 1초라도 빨리 문자주세요.”
이렇게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3년의 기다림을 안고, 3년의 설렘을 안고 다시 만났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하얀 피부, 큰 키, 예쁜 얼굴에 귀여운 단발머리, 3년전 내가 첫눈에 반했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방법으로,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가장 단단한 사랑으로.
지금 그녀가 제 옆에 있습니다. 이틀 뒤면 그녀는 다시 캐나다로 떠납니다. 우리는 헤어질 날을 미리 알았지만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완전한 서로의 사람이 되기 위해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그녀가 내년에 완전히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저는 그녀를 더 완전히 사랑해줄 생각입니다. 이젠 절대 다시는, 죽어도 그녀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사랑합니다. 내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