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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식물이 되고 싶다 했어

너는 동물이 되기 싫다 했어.

너는 식물이 되고 싶다 했어.


"식물은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 조용한 흔들림. 그 서늘한 맨들 거림이 좋아요."

작은 입술로 그녀는 말한다.

상처 주지 않겠다는 그 말. 단호한 체념이 새어 나온다.


"나는 식물이 되고 싶어요."



"나는 동물이 되기 싫어요."


상처받지 않겠다는 그 말. 허망한 결심이 스며 나온다.

큰 눈을 찡그리며 그녀는 말한다.

"동물은 어쨋든 누군가를 해쳐요. 부풀인 몸짓. 그 뜨거운 짓누름이 싫어요."


너는 동물이 되기 싫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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