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빛, 건축 위에 처음 내렸을 때
건물들은 투명해지고, 그 안 공간으로 가득 찬다.
영광을 머금은 비눗방울처럼,
순수한 건축은 빛나는 공간으로 빛난다.
한 번의 시선에 모든 것이 흩어질 수도 있기에
유령-건축가는 오늘도 그 공간에서 등을 돌린다.
웅크린 채, 왼손으로 뺨을 괴고
유령-건축가 오늘도 잠든다.
아케디아 Acedia 의 잠이 낯선 혀를 애무한다.
도달할 수 없는, 어디에나 있는 공간
그 뒤에 허무의 충만을 남기고,
유령-건축가는 오늘도 건물을 그린다.
정오의 악마는 건축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