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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브랜딩 Oct 12. 2022

인생 사는데는 후진이 없다

엄마의 브랜딩 008 | 소중한 것들로 채우는 시간, 죽음이 남긴 선물

새로 태어나 만난 세상은 모든 것이 달라보였다. 산속에서 뒹구는 상황은_궁전에서 살던 사람에게는 비참한 지옥이겠지만, 감옥에 갇혀살다 나온 사람에게는 자유의 천국이 된다. 상황은 똑같지만,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다. 간접 죽음을 체험한 이후 나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미니멀라이프

미혼일 때, 맥시멀리스트였던 나는 결혼 후 중국으로 이사오며 엄청 짐정리를 했었다. 그러나 간접 죽음을 체험하고, 사후를 준비하는 생각을 해보며 나는 초 미니멀라이프를 살기로 했다. 짐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부질없는 것들을 위한 에너지는 한톨도 쓰고 싶지 않았다. 한국에 남겨둔 짐들까지 싹 정리했다. 옷이나 물건들은 말할것도 없고 졸업앨범들, 상장들도, 초등학교때 쓰던 일기와 편지들까지 모두 디지털화해서 저장하고 모두 버렸다. 


한국에 남겨둔 짐은 거의 없앴고, 중국 집에도 꼭 필요하거나 중요한 것들, 사용하는 물건만 남겨두었다. 집이 텅 비어갔다. 살림시간은 줄어들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집에 놀러오는 지인들이 너무 텅텅 비지 않았냐고 했지만, 나는 중요하고 좋아하는 것들만 남은 공간이 좋았다. 내가 어떤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2) 동전의 양면->밝은면 선택

중국에 있을 땐, 중국에 있어서 좋다_의 장점을 찾기로 했다. 중국시내여행 투어(이 투어들은 훗날 유튜브 컨텐츠에서 강의로 이어지는 기회의 연결이 된다), 중국어 배우기, 한국보다 저렴한 레슨비의 헬스pt, 플라워 강의, 현지인들과의 관계 등등.


반대로 한국 있을 땐, 한국에서 해볼 수 있는 경험을 다해보기로 했다. 중국에서 너무 듣고 싶었던 강의들을 섭렵했다. 참 좋아하는 분의 시간관리강의부터 시작해 포토샵 강의(웹툰연재기회가 생김), 유튜브 영상(강의로 이어짐), 마케팅(다른 사람들 컨설팅->매출상승), 세일즈 교육(백화점 매장 랜덤으로 배치받고 정직원 제안), 요리 등.


난 한국도, 중국도 잠깐씩 왔다갔다 해서 뭐든 애매해!가 아닌, 두 군데 있어서 누릴 수 있는 장점들을 살리며 차곡차곡 나를 채워갔다. 이 경험들은 그 후 점이 모여 선이 된다_를 깨닫게 되는 기회의 시간들이 된다. 장점들을 잘 찾는것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실력이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3) 내면/성향의 변화

한번 죽어봤고(?), 인생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삶에 여유가 생겼다. 돌발상황이 생길 때, 예전엔 그 상황에 휩쓸려 허둥지둥 했다면, 그래-나한테도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지 뭐. 왜 나한텐 생기면 안되겠어? 살다보면 그럴수 있지. 라고 볼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모든 상황에 대해 좀 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MBTI를 하면 다른건 비슷했지만 J만큼은 90%이상이었던 내가 계획이 없어졌다. 흘러가는대로 맡기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하루에 집중해서 행복하게 채우자_로 바뀌게 되었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받아들이니 사는게 편해졌다. 




4) 내려놓음

예전엔 어떤 내가 되야 한다/내 뜻대로 되야한다_라는게 있었는데, 일단 살아있잖아!로 바뀌니까 나를 대하는게 편해졌다. 예전에 눈치 보고 인정 받으려 애쓰던 것도, 거절하거나 신경 안 쓰게 됐다. 신경쓰지 않으니 휘둘리지 않게 되고, 욕먹는게 신경쓰이지 않고, 부드럽게 거절할 줄 아는 여유까지 생겼다. 내가 이래야 한다는게 없어질 수록, 묶어두는게 없으니 자유로웠다. 


관계에 있어서도 문제의 상황을 놓고 사람이란 존재와, 문제상황을 분리하니까, 감정소모가 적어졌다. 그럴수도 있지_의 관점으로 보니 불필요한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되었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져줄줄도 알고, 이해할 줄도 알고 모두에게 이해받을 필요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거였다. 진짜 중요한것과 아닌것_으로 나눠보면 모든것들은 항상 더 심플해졌다. 




5) 감사하는 마음

죽는줄 알고, 엉엉 울었을 때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나의 권리로 생각하고, 감사한 줄 몰랐었는지 알게 되었다. 냉정하게 따지고보면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당연한 게 없다. 매번 매순간 1분1초까진 아니지만, 작은 일상의 기적을 보는 눈이 생겼다. 작고 작은 순간들에서 주어진 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했다. 


이것이 예전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더 좋은 이유들이다. 그 때가 더 젊고 에너지틱했다고 해도, 나는 지금이 더 좋다. 지금의 여유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안함과 자유함이 좋다. 이런 내면이 익숙해지고, 주어진 상황들을 감사하게 대할 수록 그 상황들은 새로운 기회로 연결이 되었다. 첫번째 기회는 그림이었다. 


(다음편에 계속...)


*다음편 이야기: 시작하는데 10년 걸린 여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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