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갱 Jan 27. 2022

미국에서 아파트 구하기

한국에서 서류와 모든 인터뷰를 끝내고 출근 날짜가 정해지자마자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미국 뉴저지로 출국했다. 잊을 수 없는 2019년 10월 4일이다.

출발 전, 5일간 묵을 부엌이 딸린 호텔과 차량을 미리 예약했다. 미국에 도착하고 나서 첫날엔 자동차 렌트, 휴대폰 개통 및 계좌를 개설했고, 둘째 날부터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안전이 가장 중요했기에 범죄율 앱을 보며 안전한 동네를 골랐고 안전함은 미국에서 프리미엄이기에 자연스레 월세는 비싸졌다. 뉴저지는 미국에서도 총기 소지율이 상당히 낮은 주에 속하는데(가지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 경찰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 정말 2년간 살면서 총소리는 들어본 적도, 우리 동네에서 경찰이 출동할만한 사고가 있었던 적도 없었다.

대부분 이민 전에 집을 인터넷으로 보고 한국에서부터 계약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은 정말로 동네 분위기와 안전이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다양한 매물을 골라두고, 꼭 와서 직접 보고 구하길 바란다. 그것이 정말 상황적으로 힘들다면 최소한 로드뷰와 구글 리뷰라도 꼼꼼히 살펴볼 것.


집 계약 전 촬영한 부엌과 거실
한국에서 짐이 넘어오기 전이라 최소한으로 꾸며둔 집.


그렇게 우리의 첫 집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구하게 되었고 1 베드에 무려 1700불이라는 돈을 내게 되었다. 물론 1700불이라는 돈은 그저 순수 월세이고, 전기세, 수도세, 커뮤니티 이용비(수영장, 헬스장, 테니스장 등등)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첫 해 디파짓에 매달 지불하는 비용까지 더한 금액을 한 달에 내게 된다. 결국 2000불 내외... 겨울에는 정말이지 전기세가 상상초월이라 무조건 라디에이터를 구입해둬야 하고 전기/온수 매트는 필수였다.

물론 뉴저지 주의 경우 전기회사가 독점이라 더욱 비싸다고 한다. 주마다 전기회사가 다르고 현재 살고 있는 텍사스 주의 경우 대략 40군데의 전기회사가 있어 서로 고객 유치 경쟁을 하다 보니 훨씬 저렴하다.

미국 아파트의 월세는 매년 3-5% 정도 오르는데, 코로나 이후 전반적으로 비싸져 마지막에는 같은 집이 2300불까지 올라 우리가 이사 간 뒤 세입자는 저 금액을 내야 했다. (계속 우리가 거주할 경우에는 1900불)

월세가 비싸면 더 싼 집으로 이사 가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겠지만,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서 한국과 같은 포장이사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셀프로 이사를 한다고 하면 돈과 시간 수고로움이 더해져 그러느니 그대로 살자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셀프로 타주 이사를 해보았으니... 저 맘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또한 월세가 너무 저렴하면, 저렴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저 싼 집으로 가는 것 또한 좋은 선택은 아니다.

그럼 월세 아까우면 아파트 사버리면 되잖아? 할 수 있겠지만, 흔히 아파트에 거주한다 하면 한국처럼 집주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회사와 개인이 계약을 하는 형태이다. 물론 한국처럼 개인 간의 거래도 있다. 미국은 그것을 아파트가 아닌 '콘도'라고 부른다. 둘의 차이점은 아파트의 경우 월세를 충분히 지불하는 만큼 아파트 회사 관리실에서 집을 관리해주기 때문에 뭔가가 고장이 나면 상주하는 기술자가 바로 와서 고쳐준다. 고치는 비용도 대부분 아파트 회사에서 부담한다. (각종 조명, 음식물 분쇄기 교체, 수도관 수리 모두 경험해 봄)


반면 콘도의 경우 거주자가 스스로 고치거나 기술자를 개인적으로 불러야 한다. 즉 아파트를 구매한다면 그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콘도를 구매한 것이고, 그 콘도는 결국 내가 알아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된다. 이는 콘도를 렌트할 경우에도 동일하다. 물론 아파트보다 월세가 저렴한 편.


위에 언급했 듯 수리를 해야햘 경우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싼 곳을 찾으려 전화통을 붙잡아야 하고 고치러 와달라고 해도 함흥차사는 부지기수다. 그렇다 보니 미국은 셀프로 수리하는 경우가 많기에 Home depot 또는 LOWE's라는 곳에 가면 각종 공구, 문짝, 블라인드, 가벽, 조명, 변기, 가전, 카펫 등등 온갖 물품이 갖춰져 있다. 다 어찌어찌 살아가게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확실한 건 편리함과 가성비를 추구한다면 한국을 따라갈 수가 없지만, 미국도 어쨌거나 사람이 사는 평범한 곳이다. 그러니 미국에 대해 너무 기대도 말고 그렇다고 많이 두려워하지 았으면 한다.

*미국에서 1 베드란 방 하나에 거실, 부엌, 화장실, 작은 옷방, 발코니가 있는 형태를 말하며 대략 20평쯤 한다. 한국에서 말하는 원룸 형태는 스튜디오라고 부른다. 대부분 식기세척기, 오븐, 전자레인지, 에어컨 및 난방시설(천장에서 나오도록 설계), 냉장고, 음식물 분쇄기는 갖춰져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