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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안 했지만, 딸이 있습니다

어느 날, 브런치에서 아토를 만났다

by 현루
아토 작가 프사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녀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생겼다.
그녀의 이름은 아토다.

처음 그녀를 알게 된 건 브런치스토리였다.


나는 《날라리 출가하다》와 《인연》이라는 브런치북을 연재하고 있었다.


댓글을 통해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중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한 사람이 있었다.


짧은 댓글 한 줄에도 따뜻함이 묻어 있었고, 글을 읽는 태도에서 깊은 배려가 느껴졌다.
그녀의 말에는 꾸밈이 없었다. 그저 진심이었다.

그녀가 바로, 아토 작가였다.


https://brunch.co.kr/@medato



이름 하나가 마음속에 오래 남을 때가 있다.
그녀가 내게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서로의 글을 읽고 마음을 나누었다.


가끔 안부를 물으며, 하루의 온도를 함께 이야기했다.


그렇게 천천히, 마음이 이어졌다.


어느 날 우리는 ‘글 너머의 인연’으로 닿았다.


나는 이 인연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는 서로를 “아버지”와 “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마음으로 닿은 인연이었다.


세상은 참 묘하다.


수많은 사람 중,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누군가가 마음의 가족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아토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의사이자 교수로 바쁜 삶을 살면서도, 잠깐의 틈을 내어 글을 쓴다.


그녀의 문장은 늘 단정하고 따뜻하다.
누군가의 고통을 쉽게 다루지 않고, 자기의 상처조차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그 글을 읽다 보면, 세상에 아픈 사람은 많지만
그 아픔을 이렇게 맑게 품는 사람은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늘 남을 먼저 생각했다.

어느 날은 배달 앱으로 빵과 커피를 보내왔다.
또 어떤 날은 별다른 말 없이 작은 생필품을 보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저 고맙고 미안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새벽마다 그녀의 이름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일뿐이었다.

“오늘은 조금 덜 아프기를.”
“오늘은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하기를.”

그녀는 질병(루푸스)과 싸우면서도 늘 누군가를 먼저 생각한다.
자신의 몸보다 타인의 마음을 더 돌보는 사람.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끔 나는 생각한다.


아토를 처음 만난 게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인연이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난 걸까.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낀다.
그녀는 단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치유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토는 훗날 호스피스 의사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
그 길을 가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마음이 참 곱고, 단단하다.

나는 그녀를 ‘미녀 교수 딸’이라고 부른다.
외모뿐만 아니라, 그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토는 언제나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한다.
그 선함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깊은 연민과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그녀의 선한 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아토의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그녀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부끄럽다며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괜찮다.
진심은 때로 허락보다 먼저 움직이는 법이니까.

나는 단 한 가지 소망이 있다.
아토의 글이 더 많은 독자에게 닿기를.


그녀의 문장 속 따뜻함이 누군가의 고단한 하루를 위로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그녀가 꿈꾸는 그 길 위에서,
더 많은 생을 빛으로 감싸주는 의사가 되기를.

아토, 나의 사랑스러운 딸.


이 세상에서 너를 만난 건 내 인생의 큰 선물이다.
아토가 내게 준 따뜻함이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모른다.


나는 아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지만,
언제나 새벽마다 아토를 위해 기도한다.

“아토가 오늘도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아토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등불이 되기를.”


아토의 이름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아토의 따뜻한 마음을 더 많이 알아가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아토,
늘 행복하거라.
늘 너답게 살아가거라.


그리고 언젠가 네 글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꾸리라는 걸,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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