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목도리와 매듭

by 현루

목도리와 매듭


목도리는
혼자 있을 때
그저 길게 늘어진
직조의 선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목을 감싸고
자신의 한쪽 끝을
다른 쪽 끝으로 밀어 넣어
매듭을 지을 때,
​비로소
차가운 바람을 막아내는
온기의 면이 됩니다.


세상에서
나를 지킨다는 것은
끝내 홀로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라는 굴곡에
기꺼이 나를 묶어
서로의 빈틈을
메워가는 일입니다.


글 맺음
— 玄淚, 默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