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은
세상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장 견고한
단절의 벽입니다.
닿을 수 없는 바깥과
나눌 수 없는 안을
한없이 가깝게 붙여 놓은 채
서로를 응시하게 합니다.
세상에서
누군가를 가장 깊이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세상을
내 세상 안으로
무리하게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경계를 사이에 두고
오직 눈빛으로만
서로의 온도를 느끼는
고요한 마주 봄입니다.
어둠이 내리면
유리창은
바깥을 지우고
스스로를 거울삼아
내면의 풍경을 비출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