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코끼리 몽실이와 동자승 소담
오늘은 동자승 연화가 들렀어요.
소담이, 몽실이, 연화가 연못가 돌계단에 나란히 앉아 있었어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벚꽃 잎을 흩날리고, 연꽃들이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었죠.
오늘은 셋 다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있었어요.
몽실이가 코를 살짝 흔들며 먼저 입을 열었어요.
“연화야, 소담아… 사랑이 뭐야? 코로 만져볼 수 있는 거야? 꽃향기처럼 맡아볼 수 있어?”
연화가 연못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어요.
“사랑은… 만지거나 맡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몽실아. 근데 진짜로 느낄 수는 있어. 아주 작고 따뜻하게.”
소담이가 몽실이 코를 살짝 톡 건드리며 말했어요.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네가 추워서 떨고 있을 때 내가 그냥 옆에 앉아서 등을 기대주면… 그게 사랑의 시작이야. 말 안 해도 ‘여기 있어’ 하는 마음이잖아.”
몽실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럼… 내가 연화 어깨에 코 기대는 것도 사랑이야?”
연화가 몽실이 코를 손으로 살짝 감싸며 대답했어요.
“응. 그 기대는 네가 ‘너 좋아’라고 말하는 거야. 사랑은 큰 소리로 외치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으로 조용히 곁에 머무르는 거야.”
소담이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한 송이를 가리켰어요.
“저 연꽃 봐. 진흙 속에서 자라서도 깨끗하게 피어나잖아. 사랑도 그래. 누군가 마음이 진흙처럼 어두워도, 진심으로 바라보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예쁜 꽃이 피어나.”
몽실이가 코로 연꽃을 살짝 스치며 속삭이듯 말했어요.
“그럼… 내가 너희 둘을 좋아하는 마음도 언젠가 큰 연꽃처럼 피어날까?”
연화가 몽실이 코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했어요.
“이미 피어나고 있어. 지금 이 순간, 네가 우리를 보는 눈빛이 이미 연꽃이야. 사랑은 새로 피어나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걸 알아차리는 거야.”
셋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바람이 불 때마다 벚꽃 잎이 소리 없이 내려앉고, 연못에 작은 파문이 일었죠.
그 파문처럼, 마음도 조용히, 부드럽게 퍼져 나갔어요.
소담이가 몽실이에게
"사랑은 마음으로 안아주는 거야.
그러면 아무리 멀어도, 항상 가까이 있어.
사랑이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우리 세상을 더 따뜻하게 해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