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사랑은 부드러운 바람처럼

아기 코끼리 몽실이와 동자승 소담

by 현루

사랑은 부드러운 바람처럼


오늘은 ​동자승 연화가 들렀어요.

소담이, 몽실이, 연화가 연못가 돌계단에 나란히 앉아 있었어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벚꽃 잎을 흩날리고, 연꽃들이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었죠.

오늘은 셋 다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있었어요.
​몽실이가 코를 살짝 흔들며 먼저 입을 열었어요.


연화야, 소담아… 사랑이 뭐야? 코로 만져볼 수 있는 거야? 꽃향기처럼 맡아볼 수 있어?”


​연화가 연못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어요.


사랑은… 만지거나 맡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몽실아. 근데 진짜로 느낄 수는 있어. 아주 작고 따뜻하게.”


​소담이가 몽실이 코를 살짝 톡 건드리며 말했어요.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네가 추워서 떨고 있을 때 내가 그냥 옆에 앉아서 등을 기대주면… 그게 사랑의 시작이야. 말 안 해도 ‘여기 있어’ 하는 마음이잖아.”


​몽실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럼… 내가 연화 어깨에 코 기대는 것도 사랑이야?”


​연화가 몽실이 코를 손으로 살짝 감싸며 대답했어요.


“응. 그 기대는 네가 ‘너 좋아’라고 말하는 거야. 사랑은 큰 소리로 외치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으로 조용히 곁에 머무르는 거야.”


​소담이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한 송이를 가리켰어요.


저 연꽃 봐. 진흙 속에서 자라서도 깨끗하게 피어나잖아. 사랑도 그래. 누군가 마음이 진흙처럼 어두워도, 진심으로 바라보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예쁜 꽃이 피어나.”


​몽실이가 코로 연꽃을 살짝 스치며 속삭이듯 말했어요.


그럼… 내가 너희 둘을 좋아하는 마음도 언젠가 큰 연꽃처럼 피어날까?”


​연화가 몽실이 코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했어요.


이미 피어나고 있어. 지금 이 순간, 네가 우리를 보는 눈빛이 이미 연꽃이야. 사랑은 새로 피어나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걸 알아차리는 거야.”


​셋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바람이 불 때마다 벚꽃 잎이 소리 없이 내려앉고, 연못에 작은 파문이 일었죠.

그 파문처럼, 마음도 조용히, 부드럽게 퍼져 나갔어요.


소담이가 몽실이에게


"사랑은 마음으로 안아주는 거야.
그러면 아무리 멀어도, 항상 가까이 있어.
사랑이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우리 세상을 더 따뜻하게 해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