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는 누군가를 밀어내기 위해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한 사람의 무게를 온전히 받쳐주기 위해 자신의 품을 비워둔 채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마디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주인을 잃은 목재의 적막이 아니라,
누군가 머물다 간 자리의 온기를 간직하고
다음에 찾아올 고단함을 미리 안아줄 준비를 하는
가장 낮은 곳의 약속입니다.
세상에서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비워둔다는 것은
나의 공간을 뺏기는 손해가 아니라, 타인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갈피를 내어주는
가장 고요하고도 뜨거운 환대입니다.
빈 의자가 홀로 빛을 받고 있는 풍경은
결코 쓸쓸하지 않습니다.
그 비어 있는 여백이야말로 우리가 서로를 들이고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가장 너른 입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