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마음이 빚어내는 차 향기

아기 코끼리 몽실이와 동자승 소담이

by 현루

몽실이와 소담이가 울력을 하고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녁에 지인이 방문한다고 하네요.

과연 누구일까요?



마음이 빚어내는 차 향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묵암사 ​요사채의 달빛이 창호지를 넘어 따스하게 스며드는 밤, 현루 작가와 단아한 미소의 화여 작가가 방문하였어요.

현루, 화여 작가와 소담이, 몽실이가 지대방에서 차담(茶談)을 합니다.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서로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쌀 때, 화여 작가가 먼저 말문을 엽니다.

​"현루 작가님, 오늘 차 맛이 유독 깊네요. 같은 찻잎인데도 저번의 맛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현루 작가는 오른손으로 찻잔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대답합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의 결이겠지요. 우리가 보는 이 세상도 결국 우리 마음이 그려내는 풍경 아니겠습니까. 원효대사께서 말씀하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처럼 말이죠."

​그 말에 소담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습니다.

​"일체유심조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작가님?"

​현루 작가는 몽실이의 코끝에 맺힌 찻물을 가만히 바라보며 미소 짓습니다.

"소담아, 몽실아. 내 몸의 절반이 멈춰있다고 해서 내 인생이 멈춘 것이라 생각하면 이곳은 감옥이 되겠지.

하지만 내가 너희와 함께 차를 마시며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믿으면, 이곳은 바로 극락이 된단다. 결국 모든 것은 외부의 상황이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란 뜻이야."

​몽실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코로 찻잔을 들어 올립니다.

​"아하! 그럼 제가 작가님을 위해 물을 뿌릴 때 '이건 힘든 일이야'라고 생각하면 노동이 되지만, '꽃을 피우는 축제야'라고 생각하면 놀이가 되는 거네요?"

​화여 작가는 몽실이의 기특한 대답에 현루 작가의 왼쪽 어깨를 부드럽게 다독입니다.

장애와 병마라는 거친 파도 앞에서도 현루 작가가 글쓰기를 꺾지 않고 하모니를 노래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 마음의 힘이었습니다.


​그들은 방 안에서 차 한 잔을 나누고 있지만, 마음은 이미 우주보다 넓은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로의 눈빛 속에서 '함께'라는 진심을 확인할 때, 고통은 어느새 맑은 차 향기로 승화되어 온 세상으로 번져 나갑니다.



현루 작가가 소담이와 몽실이에게


모든 고통과 기쁨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마음이 그려낸 풍경이란다.


레옹 작가님의 콜라보

https://brunch.co.kr/@doolly22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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