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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戒)란 무엇인가?

by 현루


첫걸음

‘계(戒)’라는 말은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단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는 불교 수행의 가장 기초이자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간단히 말해, ‘계’란 우리가 마음과 행동을 바로잡고 스스로에게 약속하는 ‘규칙’이자 ‘약속’입니다.

불교에서 계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좋은 일을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말은 너무 추상적이라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마음가짐입니다.

왜 ‘계’가 중요한가 하면, 우리 마음이 자꾸 이리저리 흔들리고 산란할 때, 계가 바로 ‘마음의 등대’가 되어 길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화나게 하거나 속이는 마음이 들 때, ‘나는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계가 있다면 그 마음을 제어할 힘이 생깁니다.

또한 ‘계’는 나 자신과 세상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남을 해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훔치지 않는 삶의 약속은 결국 내 마음을 맑고 편안하게 만듭니다. 그런 마음에서 행복과 자유가 자라납니다.

불교에서는 여러 종류의 계율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섯 가지 기본 계율, ‘오계’가 있습니다.

불살생(不殺生):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

불투도(不偸盜): 훔치지 않는다.

불사음(不邪淫): 바람직하지 않은 성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불망어(不妄語): 거짓말하지 않는다.

불음주(不飮酒):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이 다섯 가지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약속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히 지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쌓이고 자라면서, 우리는 점점 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계’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 마음속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흐트러지고 갈등할 때, 계가 있다면 그 마음을 정화하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계’를 배우고 실천하려는 마음을 낸 것만으로도 이미 수행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쉬운 말과 친근한 이야기로 계의 의미를 차근차근 풀어가겠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불교 계율 중 가장 첫 번째인 ‘불살생(不殺生)’, 즉 ‘생명을 해치지 말라’는 가르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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