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것이 어려운 것이 되버리는 과정에 대해서
쉬운일인데
쉽지 않은 순간이 있었다.
한번이면 좋았겠지만, 살면서 아주 여러번의
어느순간은 나를 찾는 여정은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나에게서 멀어져 있는 것만 같아서 두렵기도 했다.
직장, 가족, 친구들에게만 맞춰져버린게 진짜 나일까 하는 두려움에 나를 제대로 들여다 보기도 어려웠던 날들.
거실에 얼마전에 열어본 택배상자가 한켠에 있었다.
물건은 뺏지만, 상자는 그 열어본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이상하게도 베란다와 거실로 나다니는 길을 조금 피해서 있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기 떄문일까. 어려운 일도 아닌데 그렇게 그 자리에 며칠을 있었다. 그렇다고 그 존재를 잊어버린 것도아니었다.
드라마를 볼때마다, 빨래를 널고 갤때마다 그 상자가 내 생각 한켠에 살짝 살짝 신호를 주고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유난히 무기력했던 요즘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에너지를 소진한 그 때는 그냥 두고 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해야할까.
빨래나 설거지 처럼 사회생활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하는 필수요소가 아니었던 박스분리수거.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모두에게나 가끔 그런일이 있다.
쉬운 연락이지만 몇달 내내 미루고 있는 것들과,
쉬운 다짐이지만 너무 쉽다는 이유로 또 미루고 있는 것들.
나는.
어떤게 쉬운것이고 어떤게 어려운걸까
누군가에게는 벌떡 일어나 분리수거함에 버리고만 오면되는 딱 2분이면 될일을
2틀이나 끌고 있는것이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쉬워서 그래서 무시되는 것들이
그래서 무시하다보면 어려워지는 것들이 생겨난다.
어려워지면 멀어지게 된다.
나를 보는것도 그래서 멀어졌다.
나를 소중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 너무 쉬운일이었는데.
이제 그 쉬운걸 무시하고 다른사람들만 신경쓰다보니
나를 찾는것도 어려워졌다.
그리고..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