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것이 두려움이 되는 나이

대비와 준비가 와닿는 나이

by 소심소망

놀기만 했던 올해도 이제 한달이 남았다. 상상했던 나이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나아가고 있다.

나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것이 그저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어떤 성과가 없더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건지 알아간다고 해야하나.

이벤트가 없어도 그 하루가 괜찮다면, 아니면 이제 이벤트가 있는것이 힘들다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아무런 일도 없이 평화롭게 지나가는 하루가 감사하다면 이제 노후 준비를 해야할까. 일부러 약속을 잡지 않고 만나자고 해도 약속이 있다고 말하며 나만의 하루를 즐기고 싶다면, 그런 내가 좀 웃기다고 한다면 어릴때와 변해도 한참이나 변한 모습일 것이다.

하루하루 약속없이 보내지 않았던 어린시절, 혼자라도 나갔다와야 직성이 풀리던 시절의 나는 그게 잘 산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매년 이 맘때쯤이면 올해 나는 무엇을 이뤘는지 생각해본다.

아무것도 없다면 그 해가 보람되지 않았을까? 일년 일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린시절 나의 도움으로 나는 이렇게 아무것도 안한 일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치열하게 살았던 어린시절이 나의 지금을 여유롭게 만들어주었다면, 단순히 일년일년 무엇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해에는 잘 쉬었다. 잘 놀았다. 라고 해도 나는 보람될 것이다.

올해는 그런 해였다. 사실 나름의 목적은 있이 쉬었지만 그것은 일과 성과와 성취와는 다른 목적이었기 때문에 쉴 수 있었다. 그 작은 목적 하나 없이 그냥 놀았다. 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여전히 돌아온 회사는 쉽지 않다. 십년 넘게 열정을 다했던 나의 마음은 다시 나도 모르게 시동을 걸고 있었고, 나는 그 시동에 제동을 걸고 싶었고, 시동과 제동 사이 그 어느지점에 멈추고 싶었다. 책임은 다하면서 노력은 좀 내려놓는. 남은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아 보고 싶은 마음.

인생의 중반이 지난다.

나는 십년뒤의 나에게 어떤 쉼을 줄 수 있을까. 나는 예전처럼 달릴 수도 없는데.

가장 소박해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꿈이 은퇴이후에도 가끔 친구들에게 밥한끼 살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좋겠다.가 될줄은, 그리고 안다 잔인한 인생이란 그런 소박한 꿈을 순간에 앚아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어느정도 준비해야할지도 모르고, 항상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이 기분을

이제 인생2막이 시작될 것이다.

조용히 힘있게 준비해야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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