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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철 Jan 09. 2023

사리암 가는 길

깨달음

산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쉽게 생각했던 산길도 오르다 보면 고난을 만나기 마련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운문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사리암을 보지 못하고 간 것이 아쉬움이 남아서 오늘 왔다.

안내하시는 분께서 30분이면 정상에 갈 수 있다고 하 

기합을 넣고 오르막길을 올랐다.

  공기도 맑고 잎도 푸릇푸릇한 암자로 가는 길 참 좋았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평지길이 나와서 천천히 걸으며 경치를 구경하며 힘차게 가는데 지나가시는 분마다 막대기를 손에 쥐고 땅을 짚으며 걸어가고 계셨다.  아무것도 아니겠지 싶었고 빨리 정상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돌계단이 나타나 면서부터 용도를 알 수 있었다. 급경사에 하늘을 쳐다보기는커녕 조심조심 올라야 했고 열정이 넘쳐  페이스 유지 잘하고 왔겠지 하던 나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그래도 끝까지 가야지 하면서도 물병도 없는데 목은 마르고  점점 느려지는 속도가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잠시 숨을 돌리며   고개를 들어보니  까마득한 언덕뿐이었다. 내려갈까 올라갈까?  갈팡질팡 머릿속이 복잡해지는데

무슨 마음인지도 모르게 몸은 힘들다고 외치고 다리는 저려오는데 발걸음은 한 발 더 나아고 있었다.

몇 걸음 걸었을까 말이 없어지고  여러 생각이 스쳐갔지만 꾹 참고 버티며 걸어갔다. 에 새겨진 숫자를 보며 한 계단 두 계단  가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딱따구리가 날아와 나무에 구멍을 내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구경하다  저렇게 작은 새도 힘차게 날아와 열심히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나 싶었다.

 용기를 내어   다리에 힘을 주어 쉬엄쉬엄 가니 그나마 좀  나아졌다.


 산은 무턱대고 가기보다는  준비성이 필요하며  쉬어가는 법을 알아야 한는 나름에 깨달음을 얻었다.

얼마 나갔을까 정상에 도착했는데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고 했던가 시간도 안 보고 올라왔는데

공양간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때맞춰 배도 고프고 내려갈 일이 걱정되었는데 시름을 덜 수 있었다.

든든히 먹고 나서 밖에 나와보니 주변으로 작은 암자가 눈에 들어왔다,

기록을 찾아보니 930년 창건해 역사가 깊고 여러 설화가 많았다.

어둠이 내릴 무렵 하산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다른 산을 가더라도 오늘을 기억한다면 용기를 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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