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는 완벽해, 역시

by 김해

내가 어렸을 때, 내 두 눈에 비친 나의 엄마, 아빠의 모습은 슈퍼우먼, 슈퍼맨이었다.

도대체가 두 분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아빠는 컴퓨터 설치도 설명서를 보고, 뚝딱뚝딱 설치해 놓아서,

우리가 학습하기에 딱 좋게 만들어 놓으시지.

엄마는 매일 아침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놓으시지.

문제가 생기면 엄마, 아빠에게 가져다주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두 분을 보고 있으면, 무척 든든하고 세상 두려운 것이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나의 엄마, 아빠가 짜잔 하고 나타나서 해결해 주시니까.


나는 어렸을 때, 미술, 음악, 체육은 흥미도 없고, 잘하지도 못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미술 시간에 현재 자신의 짝을 그리는 숙제를 내주셨다.

그 숙제를 받아 든 순간, 내 속 마음은 '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 어떻게 그리지?'

였다. 그저 크레파스로 그리는 거지만, 나에게 그 숙제는 엄청난 미술 도구를 가지고,

큰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부담감으로 느껴졌다.


숙제를 내야 할 때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내 마음은 조급해졌다.

'숙제를 안 해가면 선생님께 혼날 텐데...'

'그렇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리지?'

혼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 순간..

'아! 나에게는 완벽한 아빠가 있지. 아빠라면 분명히 잘 그릴 거야.'

나는 아빠에게 달려갔다.

"아빠, 내 짝 승호를 그리는 게 미술 숙제인데, 나 못 그리겠어. 아빠가 좀 그려줘.

아빠는 뭐든 잘하잖아."

순간.. 나는 난처해하시던 아빠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항상 자신감에 넘쳐있던 아빠가..

고민하시던 모습..

지금 생각하면 나는 참 대책이 없던 딸이었구나 싶다.

미소 지으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지금은 나의 사랑하는 아빠가 얼마나 고민하셨을까 짐작이 간다.

아빠는 주저하셨지만 곧 크레스파스를 집어 들고 그려주셨다.

아빠는 사실.. 승호 얼굴도 정확히 모르셨을 것이다.

지나치면서 봤지만, 어떻게 꼼꼼하게 잘 기억하겠는가?

한참을 크레파스로 그린 후, 아빠가 내게 그려준 내 짝은

만화 주인공 같았다.

아빠는 미안해하며 말씀하셨다.

"딸, 아빠가 이렇게 밖에 못해줘서 미안해."

그런데 나는 사실 좋았다.

내 짝 승호란 안 닮으면 어떤가? 완벽한 우리 아빠가 그려줬는데.



나는 다음날 학교에 가서 미술 시간에 아빠가 그려준 그림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만화 주인공 같다고 놀렸지만, 나는 당당했다.

잘생기고 완벽한 우리 아빠가 그려준 그림이니까.

비록 내가 그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놀려도, 나는 좋았다,

마음속으로 '역시 우리 아빠는 다 잘해.' 하며....


내 마음속의 엄마, 아빠는 지금도 항상 완벽하다.

지금도 내 교습소에 무슨 일이 생겼다 하면

든든한 우리 아빠, 엄마가 출동하신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제는 내가 두 분을 지켜주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그들의 버팀목이 되도록,

나는 이제 어른이 될 것이다.

두 분처럼 좋은 어른 말이다.

두 분께 배운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오늘 하루도 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글을 보고 계실 나의 부모님께 바치는 말:

항상 완벽한 나의 엄마, 아빠. 두 분은 제가 자신 있게 살 수 있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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