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 배우고 배워서 일하자 2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회사 제품을 이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북저널리즘 디지털 플랫폼 론칭 후 첫 연재 콘텐츠로 발행한 <Why, YC>에서 명상 앱을 만드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심플 해빗' 김윤하 대표님이 하신 말씀이다. <Why, YC>를 읽으면서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우리 제품에서 영감과 자극,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리고 최근에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콘텐츠가 김윤하 대표님의 이야기도 실린 <Why, YC>다.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꼽히는 와이콤비네이터를 졸업한 단 여섯 곳의 한국 기업 대표들을 모두 만나 인터뷰하고 한국 스타트업계의 멘토이신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님의 서문을 담아 제작한 콘텐츠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책을 편집한 김세리 에디터의 콘텐츠 소개는 다음과 같다.
와이콤비네이터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액셀러레이터다. 에어비앤비와 트위치,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레딧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와이콤비네이터의 선택을 받은 한국 기업인은 여섯 명. 북저널리즘이 이들 CEO를 모두 만났다.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경영 전략, 철학을 취재했다. 그들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와이콤비네이터가 추구하는 가치,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조건, 창업자가 갖춰야 할 자세를 살펴본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교본 같기도, 잠언집 같기도 한 콘텐츠이지만, 어떤 종류든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메시지가 많다. 거의 모든 말씀에 밑줄을 그어야 할 정도...
내가 마음에 새기고 여러 번 곱씹어 본 문장들.
비전이란 게 다른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비전이다. 상대는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 혼자 취해서 말하는 것은 비전이 될 수 없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지난해 스리체어스에 처음 합류했을 때, 기자 선후배들을 포함해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내가 하는 일, 하려고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게 힘들었다. 책보다 빠르게, 뉴스보다 깊이 있게 시의성과 심층성을 동시에 갖춘 온오프라인 유료 콘텐츠.라는 이야기를 이해해 주는 분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형태가 없는 상태에서 말로만 그림을 그리려니 어려웠던 거 아닌가 싶다.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는 지금은 훨씬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는 걸 보면.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게 만드는 것에는 '단순하고 명확한 비전'과 '비전을 구현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
강연자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인터넷상에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된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극적으로 표현된 일들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구질구질하다. 얘기를 듣다 보면 페이스북 창업자들도 그랬구나 싶다. 그런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 다들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나면 우리들의 고생에 대한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성공하는 길은 다 더럽고 험난하다. 우아한 꽃길만 걸으세요, 이런 거 없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개인적으로는 이 말씀이 가장 좋았다. 나 역시 김동신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니 힘이 났다. 맞아. 성공하는 길은 다 더럽고 험난하다. 고고하게 하기 쉬운 것, 있어 보이는 것, 티 내기 좋은 것만 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는 망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꼭 필요한 (귀찮고 힘든) 작은 일들을 해야 한다. 구질구질하고 더럽다고 해서 피하지 않고, 흙탕물에 손발 담그고 걸어 나가야 한다.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다.)
창업자에게 제일 위험한 것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이다. 차라리 사업이 잘 안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잘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다. 착각하고 있으면 개선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YC는 쓴소리여도 무조건 이야기한다.
빅터칭 미소 대표
고객 피드백이나 지인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을 때는 솔직히 기분이 상한다. 니가 뭘 알아? 내가 이걸 어떻게 했는데?! 하는 식의 배배 꼬인 마음이 1%도 없다고는 말 못 한다. 웃고는 있지만 이는 갈리고 있는 경우도 있고.. 호호.;; 하지만 본질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내가 잠깐 기분 나쁜 게 대수인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미션과 비전이 담겨야 한다는 본질은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바꿀 수 있다.
“스포츠 팀이 돼야 한다.” 이것이 팀 빌딩에 대한 YC의 지론이다. 스포츠는 퍼포먼스가 중심이다. 제일 잘하는 사람을 제일 좋은 자리에 배치한다. 코치가 전략을 짜고 선수들이 잘 받쳐 주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스포츠로만 끝나면 그 팀은 지속될 수 없다. 서로를 배려하고 감정적으로 다독이는 가족 관계가 수반돼야 한다. 스포츠 팀과 가족을 반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퍼포먼스를 창출해 다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 지속될 수 있다.
김로빈 브레이브모바일 대표
최근에 '천재들의 대참사' 를 읽으면서 회사는 스포츠팀이냐 가족이냐 하는 질문이 기억에 남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동료들과 보내는데,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회사에 다니고 싶을까? 김로빈 대표님 말씀대로, 스포츠팀과 가족은 반대가 아니다. 이번에 월드컵 보면서도 느껴지지 않나. 서로 믿고 의지하고 하나가 되는, 신뢰하는 팀이 승리한다. 다 따로 놀고 지만 잘났다고 나대는 선수가 있는 팀이 잘 되는 꼴을 못 봤다. 잘하는 애가 있는데도 공 안 주고 외면하고 무시하는 팀이 잘 되는 경우는 더더더더욱 없다. 대신 여기서 가족은 구성원을 자기 소유물처럼 여기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한국 가족은 절대 아니다. 각자 성인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신뢰와 애정의 가족이어야 한다. (이런 가족이 실재하는지 궁금하시다면 <팍스, 가장 자유로운 결혼>을 읽어 보세요.)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 시작을 함께한 몇 명이 그 회사의 문화를 만든다. 그 사람들이 다음 직원들을 인터뷰하고 뽑게 된다. (중략) 모든 스타트업은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다. 안 좋을 때, 미션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회사를 단단하게 해준다.
김윤하 심플 해빗 대표
1년 간의 일들을 돌이켜 본다. 좋을 때, 안 좋을 때 함께 단단하게 뭉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믿었던 친구들에게 경미한 상처(후시딘 바르면 나을 정도)를 받기도 했고, 어떤 경우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이 콘텐츠 <Why, YC>를 인터뷰, 편집한 김세리 에디터 같은 재능과 철학을 갖춘 동료가 있으니까. (진지)
스타트업은 문제 해결을 위해 존재한다. YC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그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문제인지를 묻는다. 그런 문제가 해결되면 성장이 생기고, 성장이 커지면 스타트업이 성공한다는 것이 YC의 철학이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본질에 집중하자. 우리의 일은 언론과 출판이 하지 못했던 시의성과 심층성을 함께 갖춘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지적 토양을 바꾸는 문제 해결의 과정이다. 어제의 지식이 오늘의 자산이 될 수 없는 급변하는 시대에는 더 그렇다. 평생직장도, 학력 지상주의도 없는 시대에 수시로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분명 YC가 강조하는 'Something people wan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