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아나운서 육아 휴직 일기 #57]
가끔 아내와 투닥거릴 때가 있다.
누구보다 서로가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고
누구보다 각자 최선을 다하는 우리지만
너무 지쳐 힘들다 보면 투닥거리게 되는 우리.
물론 우리는 알고 있다.
이 힘듦의 원인은 ‘우리’가 아니다.
아내도 나도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닥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
지금 현재 이 상황의 유일한 ‘동반자’이기 때문.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
‘나 힘들어. 나 좀 알아줘.’
결국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
지금 이 상황과 시기의 많은 부부가 그렇듯,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서로를 많이 이해하기 때문에 더 힘든 우리.
정말 열심히 하는데도 답이 안 보이니까 힘든 우리.
‘나 힘들어. 나 좀 알아줘.’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이것
평지일 것만 같았던 길이
오르막길로 접어들었을 때
우리가 잡은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을 때.
그 원인이 결코 서로가 아니지만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다.
작은 서운함에 폭발해서
서로에게 힘들다는 얘기를 하는 것.
그러나 그런 얘기를 한다고
지금 이 오르막이 내리막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투닥거리는 순간에도 느껴지는 애틋함.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감사.
아이도 부모도 힘들 수밖에 없는 시기.
이 시기와 상황의 문제라면
결국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평온해 지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
지쳐 잠든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다시 힘내 보고자 마음을 다잡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나면
다시 시원한 바람이 우리 이마의 땀을 날려주겠지.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한
더 높은 곳의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겠지.
그때까지는 조금 힘들더라도
잡은 두 손을 놓지 말고 함께 가야지.
지금 나도 힘들지만
내 이마의 땀을 닦기 전에
함께 힘들 아내의 땀을 먼저 닦아줘야지.
내가 힘들다는 생각으로
아내의 힘듦을 외면하지는 말아야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그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말아야지.
오늘 라디오 선곡표에
정인의 ‘오르막 길’을 넣었다.
지금의 나와 아내,
우리가 함께 걷고 있는
‘오르막 길’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수 있을 테니.
우리는 결국 보란 듯이 잘해나갈 수 있을 테니.
#정인
#오르막길
#그래도아내가있어오늘을살아간다
정인 <오르막 길>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우리가 함께 걷고 있는
‘오르막 길’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