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스터디로 '나만의 글' 모으기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노하우' #5]

by 스타킴 starkim


논술 스터디로 '나만의 글' 모으기

(김한별 아나운서의 '소소한 노하우')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식이나 방송법 등 다른 영역에 비해서 점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가에서 변별력을 갖는 가장 중요한 시험이다. 현직에서도 글쓰기는 빼놓을 수 없는 업무 영역이다. 아나운서에게도 글쓰기 실력이 요구되며 글쓰기 실력은 말하기 실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즉,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나타내기 위해 글쓰기 실력은 매우 중요하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입력이 많아야 한다. 글감을 많이 모아야 한다. 일상 속에서, 미디어나 다양한 매체들에서 내가 접하는 것들을 가공하고 내 것으로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담으로 느끼면 한없이 부담이지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다행히 글감을 몸으로 글을 쓰는 과정은 참 재미있다. 책이나 영화, TV를 보면서도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한다. 작은 것도 내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다 보면 같은 영화나 음악도 전혀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기 위한 연습을 하다 보면 같은 재료로 전혀 다른 글이 나온다.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같은 주제를 얼마나 다르게 표현하는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입력이 많아야 한다.



글감을 모을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조건 글감을 모으는 게 아니라, '카테고리'로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작문도 마찬가지이지만 논술도 시험 유형을 분석해보면 정해진 '카테고리'가 있다. 정치, 사회, 문화, 환경, IT 등 굵직굵직한 큰 카테고리부터, 최근 시사 이슈와 접목한 작은 카테고리까지 20개 남짓의 유형이 존재한다.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예상문제를 제시한, 현직 아나운서와 기자, PD가 집필한 '고급 언론고시 실전 연습 참고해보길 바란다.) 이것들을 먼저 파악하고 노트나, 애플리케이션 메모장 (노트북과 노트를 만들고 조합, 재조합 할 수 있는 '에버노트'를 추천한다) 등에 주제별로 영역을 구분한다. 그 뒤 세분화된 주제별 글감을 모으고 대강의 '예상 문제'를 뽑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기별로 민감한 정치 이슈가 있다면 그 주제와 관련해서 전후 사정과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를, 4월 20일 '장애인의 날'과 '페럴림픽' 기간과 더불어 '장애와 복지' 관련 이슈 등을 카테고리로 만들어 예상문제를 뽑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글감을 모을 때 카테고리 별로 글감들을 모아서 분석하고 조합하는 노력이 필수다. 참고로 필자는 글감을 모으면서 따로 글감 노트를 만들었는데, KBS에 합격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핵심만 모아놓은 노트가 8권 남짓이었다. 그렇게 모아놓은 주제로 시험 예상 문제를 뽑아보면 크게 20개 남짓의 예상 문제가 나온다. 논술의 경우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없었다. 출제자가 문제를 낼 수 있는 영역을 설정하고 조금 더 디테일 하게 그 범위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글감을 모을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조건 글감을 모으는 게 아니라, '카테고리'로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정해진 교재가 없는 언론고시에서 스터디는 정말 중요하다. 보이지도 않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과정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는 스터디원들의 존재는 참 크다. 그리고 좋은 스터디의 경우 결국 현직에서 만나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스터디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스터디를 만들고, 그 스터디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실기와 필기, 온라인 스터디를 합쳐서 일주일에 12개까지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글쓰기 관련 스터디가 4개였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오프라인으로 만나 글쓰기 스터디를 하고 일요일에는 오전까지 온라인으로 글을 올리고 역시 온라인으로 오후까지 첨삭을 해서 밤 10시 최종 수정본을 올리는 온라인 스터디를 했다. 그 스터디를 잘 활용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완성된 글을 모아갔다. 약 20개의 카테고리를 정리하고 그 주제에 맞게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완성하면 5개월이면 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논술 케이스들이 모인다.

필자는 일부러 모든 스터디의 조장을 맡았다. 먼저 직접 정리한 20개의 카테고리와 주제를 스터디원에게 제시한다.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 갑자기 급한 이슈가 터지면 순서를 변경하면서 글의 커리큘럼을 공유한다. 중요한 것은 4개 모두 같은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주말을 활용해서 다음 주 주제 (4개 스터디 모두 동일)에 대한 자료를 모은다. 월요일 스터디에서 글을 쓰고 그 자리에서 첨삭을 받는다. 첨삭을 바탕으로 화요일까지 온라인에 글을 올린다. 또 첨삭이 된다. 그 글을 토대로 수요일에 글을 쓰고 또 첨삭을 받는다. 다음은 금요일 스터디, 일요일 온라인 스터디에 글을 쓰고 첨삭을 받으면 결국 총 8번의 글쓰기와 3번의 오프라인 첨삭, 5번의 온라인 첨삭을 경험하게 된다. 일주일 동안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스터디 원들은 처음 쓰는 글일 테지만 나는 같은 주제로 총 4편의 글을 써보는 것이다.

'글은 손이나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많이 써본 사람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전략도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 나만의 글쓰기를 위해서 효율적인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어도 논술은.


글은 손이나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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