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시험 준비 : 작문 ③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멘토링' #20]

by 스타킴 starkim


필기시험 준비 : 작문 ③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멘토링')


작문은 그 형식과 구성이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쓴다고 좋은 글일 수는 없다. 자유롭지만 그 자유로움에 맞는 책임감이 필요한 것이 작문이다. 작문은 다양한 형식이 나올 수 있다. 편지, 시, 소설, 수필, 시나리오, 희곡 등 주제와 내용에 맞는 다양한 형식이 가능하다.

주제나 내용에 따라서 다양한 유형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나운서의 말' 처럼 직무와 관련된 기본 소양과 가치관 등을 묻는 문제 (2008년 KBS의 ‘거짓말’, 2013년 KBS의 ‘2013년을 풍미했던 말의 문화코드를 통해 대한민국을 논하시오.’ 등), 2007년 MBC 처럼 '만약 나에게 주어진 삶이 3일 남았다면' 과 같은 '만약~' 의 유형 (2008년 KBS 변형 '만약 내가 시력을 잃게 된다면?' 2006년 SBS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오프닝' 등), 하나의 단어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기술하는 유형 (2006년 KBS 변형 '방송의 ABC' ,2014년 CJ E&M 변형 'No.1 trend leader' 등), 2006년 MBC '강남역 6번 출구로 나왔다' 로 시작하는 작문' 처럼 하나의 조건으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유형 (‘여의도에 밤이 찾아왔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시오, 2006년 SBS 변형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로 끝나는 글을 쓰시오. 등)

책, 영화, 음악 등 평소에 접하는 모든 것들이 '작문'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다양한 글을 읽고 직접 그 형식으로 글을 써보는 연습이 중요하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과 자신의 문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가장 어울리는 형식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자유로운 형식만큼이나 자유로운 소재와 접근이 가능하다. 스터디를 적극 활용해서 다양한 유형을 준비하고, 자신이 잘 풀어낼 수 있는 소재와 글의 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어차피 시험에서는 가장 자신 있는 글 한 편만 쓰면 된다. 물론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글을 써야 하지만 말이다.


(작문-커피)

옛날 조선에 ‘거피(巨疲)’라는 사내가 살고 있었다. ‘크게 지치다’라는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항상 피곤하고 졸린 것이 거피의 신체적 특징이었다.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거피는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색 콩을 하나 발견했다. 하나의 콩이라 먹을 수도 없었던 거피는 그 콩을 자신의 집 앞마당에 심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다음 날 일어난 거피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콩을 심었던 그 자리에 큰 나무가 자라있고, 어제 보았던 콩과 똑같은 콩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신기하게 여긴 거피는 그 콩을 따다가 약탕기에 넣고 끓였다. 약탕기에서는 검은 액체가 나왔는데 향이 부드럽고, 색은 진한 것이 꼭 한약처럼 생겼다. 자신의 이름처럼 항상 기운이 없고 졸리기만 했던 거피는 이 액체를 약이다 생각하고 먹었는데, 신통하게도 눈이 번쩍 떠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게 아닌가! 이를 기이하게 여긴 거피는 자신의 방으로 친구들을 불러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낮에 그 액체를 먹고 돌아간 친구들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 했다. 또한 다음 날이 되면 온통 머릿속이 그 액체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어, 또다시 액체를 마시기 위해 거피를 찾았다. 이에 거피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거피차’라고 이름을 짓고, 거피차를 나눠주는 방을 ‘차를 나눠주는 방’이라고 하여 ‘다방(茶房)’이라고 부르며 돈을 받고 팔기 시작했다. 돈을 내야 했음에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다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지친 심신에 기운을 북돋워주고 졸음이 밀려오는 밤에 정신을 맑게 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 과거를 준비하는 양반집 자제들이 거피를 많이 찾았다. 밤에 잠이 줄어든 사람들은 그 밤 시간을 활용하게 되어 점점 줄어가던 조선의 출산율도 높아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거피차를 자신의 취향대로 변형해서 먹기도 했는데, 어떤 이는 거피차에 소젖을 넣어 조금 부드럽게 먹기도 하여, 이것을 ‘벌거벗은 소젖의 모양이 생각난다’고 하여 ‘라태(裸態)’라 불렀다. 또 어떤 이는 거피차에 계란 거품을 얹어서 먹었는데, 이는 ‘먹고 났을 때의 모습이 흰색 수염의 노인을 닮았다’고 하여 ‘가부치노(可否治老)’라고 불렀다. 또한 처음 생겨난 다방도 그 안에서 거피차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자 그 안에서 가야금 연주를 비롯한 음악을 들려주며 사람을 끌었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은 ‘돈을 내고 음악과 거피차를 즐기는 곳이라 하여’ 다방 대신 ‘가패(歌貝)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조정에서도 거피차의 소문을 알게 되었는데, 매년 과거 시험의 장원급제자가 같은 마을에서 나오는 것이 신기했던 조정은 그곳이 거피차로 유명한 거피의 마을인 것을 알고 급히 거피를 조정으로 부르게 되었다. 당시의 왕은 ‘정조’였는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중도 개혁적 나라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달라 밤잠을 설치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정조는 거피가 가져온 거피차를 마시고는 그 날로 정신이 맑아지면서 조정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거피의 힘을 빌린 정조는 자신의 중도 개혁적 업적들을 이루고 조선의 훌륭한 왕으로 기억될 수 있었는데, 어려운 순간마다 거피차를 즐겼다고 한다. 결국 정조에게도 사랑받은 거피차는 조선의 전통차로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았다고 한다.


출제 문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문은 평소의 연습량에 비례해서 글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모 언론사 시험을 보면서 직접 썼던 작문이다. 잘 썼다는 얘기보다는 ‘뒤집어 생각하기’의 얘기를 하고 싶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수 백, 수 천 명이 글을 쓸 때,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생각과 시각으로 글을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엉뚱하고 황당할 필요는 없지만 접근 자체를 독창적으로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 얘기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택한 사람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과 소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평소에 ‘글감노트’ 등을 만들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하다 보면 글은 더욱 체계적이 된다. 이때 스터디나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출제 문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문은 평소의 연습량에 비례해서 글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결국 유형을 분석하고, 여러 형태를 고민하면서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모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차피 시험에서는 가장 자신 있는 글 한 편만 쓰면 된다.
물론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글을 써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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