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도 휴가를!

[김한별 아나운서 육아 휴직 일기 #32]

by 스타킴 starkim

일요일 아침은 늘 된장찌개였다.
"오늘은 내가 요리사~"
아버지는 요리를 하셨고
우리는 잠이 덜 깬 눈으로 대청소를 했다.
어머니는 늦잠을 주무셨다.
'엄마에게 휴가를!'
아버지의 뜻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결혼해서도 집안일은 같이 하렴'
부모님은 강조하셨다.
그리고 그전에 모습으로 보여주셨다.
크든 작든, 함께 집안일을 하는 모습.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자연스러운 일요일의 모습이었다.

7년의 자취 생활은 내게 큰 도움이 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해야 하는 집안일.
하다 보니 집안일은 꽤나 재미있었다.
집이 정리되어 있는 안정감이 좋았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집안 구석구석 임의로 부여한 '규칙성'이 좋았다.
정리는 어렵지 않았다.
'원래 있던 곳'에 다시 놓으면 되는 일이었다.
정리하는 동안 내 공간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내 공간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시간.
내가 머무르는 공간에 규칙과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이었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일요일'의 기억 덕분이었다.
일요일 오전, 아버지와 나, 여동생이 함께 했던 대청소.
어머니에게 강제로 허락된 휴가.
본인보다 훨씬 요리를 잘하는 아내를 위해
즐거운 표정으로 '된장찌개'를 끓이던 아버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있는 그 시간이었다.
그 안의 온기도 향기도 너무나 생생한.

역시나 지금의 우리도
윤슬이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모습을 만들어간다.
윤슬이의 기억 속 일요일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 한 장의 사진 속 모습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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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늦잠을 주무셨다.
'엄마에게 휴가를!'
아버지의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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