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 그리고 애플 프로젝트

[김한별 아나운서의 육아 휴직 일기 #52]

by 스타킴 starkim

요즘 들어 아내와 크고 작은 다툼이 잦아졌다.
사랑, 결혼, 육아 관련 글을 쓰고
다음 달에는 책도 나오지만
결코 내 사랑에 완벽하지는 않다.
남들처럼 투닥거리며 그렇게 살아간다.

300일이 지난 윤슬이가 커갈수록,
힘과 에너지가 넘칠수록 아내는 힘들어한다.
다른 남자들에게 농담처럼
‘적당히 하라’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로
열심히, 잘 하려고 하지만
아내에게 나는 늘 미안하고, 늘 부족하다.
아내는 지금 지쳐있다.

아내가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아내에게 여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 역시 너무 서툴다.
늘 지나서 후회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모두가 똑같이 느끼는 것처럼.

잦아진 다툼.
원인은 하나였다.
서로 ‘내 마음을 조금 더 알아줬으면’ 바라는 거였다.
물론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힘든 거였다.
서로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기에,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에
더 투닥거리는 거였다.

제안을 했다.
사실 투닥거림의 원인은 너무 뻔했으므로,
누가 먼저 손 내밀면
거짓말처럼 서로를 이해하는 우리기에.
돌아가면서 ‘사과’하자고 했다.
순서를 정해서 다툼이 있을 때
자정을 넘기지 않고 무조건 먼저 사과하기.
물론 모든 상황에 대한 사과가 아닌,
본인의 잘못에 대한 ‘인정’이다.
일단 인정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
정말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서
한 달에 한 번 ‘사과 거부권’도 정했다.
거부권을 쓰면 사과 순서가 상대에게 넘어간다.
그만큼 억울하다는 것의 표현.
대화가 가능하다면 상황은 풀린다.
‘내 잘못’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면
상대에 대한 이해도 가능하다.
우린 그렇게 믿는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애플(사과) 프로젝트’다.
투닥거리면서 우리가 생각한 방법.
핵심은 인정과 이해, 그리고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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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가 300일이 됐다.
아내가 찍은 에헴이와의 비교 사진을 보니
참 많이도 컸다.
윤슬이는 300번의 ‘첫날’을 경험했지만
아빠, 엄마가 된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날이 처음이었다.
우리도 처음부터 부모는 아니었다.
윤슬이가 크면서 우리도 크고 있다.
부모이자, 부부로서 함께 크고 있다.


덧.
순서를 정해서
그 날을 넘기지 않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먼저 사과하기.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애플(사과) 프로젝트’다.
투닥거리면서 우리가 생각한 방법.
핵심은 인정과 이해, 그리고 대화다.



잦아진 다툼.
원인은 하나였다.
서로 ‘내 마음을 조금 더 알아줬으면’ 바라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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