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을 준비 중입니다. 제목은 '네가 웃으면'

[김한별 아나운서 육아 휴직 일기 #53]

by 스타킴 starkim

특별한 이상형은 없었다. ‘그것’ 때문에 그 사람이 좋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기에 ‘그것’도 좋았던 거니까.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웃는 모습이 예뻤으면. 그래야 더 많이 웃게 해주고 싶을 테니까.
웃는 모습이 내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을 웃게 하는 방법만 생각하다 보니 그녀의 미소를 쏙 닮은 존재가 찾아왔다. 너의 미소를 닮은 아이의 미소. 웃게 해야 할 이유가 두 가지로 늘었다. 행복이 두 배로 늘었다.
처음에는 고민스러웠다. ‘두 사람의 웃음코드가 다를 텐데 한쪽이 서운해하면 어쩌지?’ 기우였다. 아이가 웃으면 그녀도 웃는다. 덩달아 나도 웃는다. 가끔 나도 감당할 수 없는 나를 발견한다. 멈출 수 없다. 아이가 웃고 있으니, 우리가 웃고 있으니. 기꺼이 망가질 수 있다. 두 사람을 웃길 수만 있다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뭐라도 괜찮다.
#아빠_되기_참_쉽지_않다

웃는 모습이 예쁜 윤슬이는 사랑받는 법을 아는 아이다. 웃을 줄 아는 아이다. 언제 웃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안다. 내가 발견한 것만 해도 윤슬이의 웃음 종류는 무려 10가지!(물론 다른 사람 눈에는 같아 보일지라도 내 눈에는 그 차이가 보인다.) 적재적소에 자신만의 무기를 쓸 줄 안다. 사람의 눈을 보고 웃을 줄 안다. 빤히 쳐다보는 그 눈 속에 참으로 깊은 세상이 있다. 보고 또 봐도 참 신기한 아이.
어른이 되고 나니 사람의 눈을 보고 웃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다. 솔직하다는 뜻이다. 때로는 윤슬이의 그 웃음이 부럽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솔직한 웃음. 언젠가 우리도 저렇게 웃었을 텐데. 기억나지 않는다. 저런 웃음은 지어본 적이 없었다는 듯이 흔적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부럽다. 그 솔직한 웃음이.
사랑하는 그녀의 미소를 꼭 닮은 지금 너의 그 미소. 어른이 되어서도 절대 잊지 않았으면. 솔직하게 표현하고, 아낌없이 나눌 수 있게 꼭 기억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웃어줬으면. 사랑에, 웃음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됐으면.
#네_웃음은_아빠가_책임질_테니


선물처럼 날아온
그녀의 예쁜 미소를
꼭 닮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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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를 만나고, 육아휴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시간을 남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 벅찬 감정과 느낌을 윤슬이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는데, 윤슬이는 너무 어려서 이 순간을 기억할 수는 없을테니까. 너무 많은 생각들이 공존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틈틈이 에세이를 쓰고, 그걸 브런치에도 올렸다. 과분하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책을 만들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또 다른 기회. 윤슬이와 관련된 내용을 노래로 만들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만을 위한, 윤슬이를 위한 노래. 가사의 내용은 에세이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윤슬이의 미소에 대한 얘기였다. 소소하고 담담하게, 우리의 감정을 가사로 담았다. 먼 훗날 윤슬이가 이 노래를 듣고 기뻐하기를, 지금처럼 솔직하고 예쁜 미소를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곡은 평소에 좋아하는 뮤지션 동생 ‘강백수’에게 부탁했다.
연애 시절, “오빠 되게 재밌는 노래가 있어.”라며 아내가 들려준 노래가 백수의 ‘벽’이었다. “가수가 판검사를 어떻게 이겨” 라며 이제는 법조인이 된 전 여자친구와의 얘기를 담은 노래였다. 재밌는 노래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짠~한 느낌이 있었다. 백수의 다른 노래도 찾아들었다. 노래도 좋았지만 센스 있는 가사가 많은 울림을 줬다. 알고 보니 백수는 가수이면서 동시에 이미 등단을 마친 시인이었다. 백수의 곡 중 ‘타임머신’ 이란 곡을 우연히 듣게 됐는데 웃음으로 시작해 찡한 슬픔으로 끝나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듣고 백수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노래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나는 무작정 SNS로 백수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우린 연남동의 양꼬치집에서 만났다. 생전 여자에게 번호 한번 먼저 물어본 적 없는 내가, 남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것이다. 만나본 백수는 생각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변 사람들과 얽혀 있는 신기한 인연이었다. 그날 먹은 연태 고량주는 우리를 아나운서와 뮤지션에서 좋은 형동생으로 만들어주었다. 특히 백수는 평소에 SNS로 윤슬이의 사진을 보고 좋아요를 많이 눌러주는, 윤슬이의 성장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동생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곡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딱 맞는 곡을 선물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 백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노래의 가사는 바로 앞에 나온 글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SNS에 일기처럼 적었던 글. 윤슬이의 예쁜 미소를 보면서, 아내와 닮은 그 모습에 감동하면서 적었던 글이다. 내가 직접 쓴 글을 토대로 백수의 곡에 맞는 가사가 완성됐다. 내가 쓴 글이 가사가 되고, 곡이 되어, 세상에 태어나는 과정이 참 신기했다. 우리의 얘기가 하나의 곡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참 짜릿했다. 윤슬이 덕분에 참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참 많이 성장한다. 아빠가 되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감정들. 아빠가 되었기에 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 ‘네가 웃으면’은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이야기다.
(‘네가 웃으면’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많이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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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웃으면>
작사: 김한별 / 작곡: 강백수 / 편곡: 강백수, Keyor / 노래 : 김한별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을 만나기를 바랐어
나로 인해 그녀가 더 많이 웃게 되길 바랐어

어느 날 정말로 그런 사람이 내 삶에 들어왔어
그녀를 웃게 하는 것 그게 내 삶의 이유가 됐어

아름다운 날들을 켜켜이 쌓아가던 그녀와 내게
선물처럼 날아든 그녀의 예쁜 미솔 꼭 닮은 아이

네가 웃으면 그녀가 웃어
그녀가 웃으면 나도 웃어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 행복이
믿어지지 않을 때도 있어

네가 웃으면 난 괜찮아
매일 망가져도 괜찮아
은은히 반짝이는 윤슬 같은 미소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괜찮아

웃는 모습만 열 가지가 넘는 넌 신기한 아이
남들은 몰라도 난 그 의미를 다 알 수 있어

빤히 보는 눈 속에 바다보다 더 깊은 세상이 있어
혹시 나도 언젠간 그런 눈을 갖고 있었을까

네가 웃으면 그녀가 웃어
그녀가 웃으면 나도 웃어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 행복이
믿어지지 않을 때도 있어

네가 웃으면 난 괜찮아
매일 망가져도 괜찮아
은은히 반짝이는 윤슬 같은 미소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괜찮아

먼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부디
지금처럼 늘 간직하길
아낌없이 나눌 수 있길
그 미소를

너의 웃음은 그녀의 웃음
나를 비추는 두 개의 태양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 행복이
믿어지지 않을 때도 있어

네가 웃으면 난 괜찮아
매일 망가져도 괜찮아
은은히 반짝이는 윤슬 같은 미소를
아빠가 항상 지켜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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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웃으면 그녀가 웃어
그녀가 웃으면 나도 웃어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 행복이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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