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아동 미술 수업
내 아이가 창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먼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주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크고 작은 경험들을 겪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새로운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기에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능하다. 경험을 하면서 느낀 감정과 그에 대한 기억이 버무려진 그림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개성 있는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림을 그릴 때에는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도록 하는 편이 더 낫다. 내가 잘 알고 이미 능숙하게 할 줄 아는 무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별다른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종이 위를 도형으로 채워간다고 생각해 보자. 동그라미는 동그랗게, 세모는 세모나게 그리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같은 모양을 그리다 보면 ‘조금 긴 동그라미도 좋을 것 같은데 길쭉하게 그려볼까?’, ‘동그라미와 세모가 만나는 부분은 녹색으로 칠하고 싶어.’처럼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의식의 흐름에 맡기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온전히 종이 안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 그림에 온전히 집중했다는 의미이다. 집중에서 오는 희열은 마음의 평화와 행복감을 가져오게 되고, 긍정적인 마음은 내 안의 더 많은 잠재력을 종이 위로 불러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기법적인 부분을 향상하기 위한 비결을 묻는다면 재료와 색상을 원하는 것으로 직접 선택하게 하고, 그리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할 것이다. 모든 터치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담겨있다. 왜 이 색상을 골랐는지, 이런 방식으로 표현했는지에 대해 묻고 답하며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이를 통해 아이는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오늘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다음의 그림을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된다. 한번 해본 사람에게 두 번째 도전이 더 수월하듯이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에도 머릿속으로 그려본 사람이 좀 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풀어내기 쉽다.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눈’이 필요하다. 같은 물체를 보아도 각자가 느끼는 감정과 마음속에 남아있는 여운이 다르기 때문에 표현의 결과물은 수백, 수천 가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말과 몸짓, 노래, 낙서 등 그 어떠한 형태로도 가능하다. 아이만의 솔직하고 순수한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이 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