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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량 Oct 12. 2024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요리

작가의 여정 day 6 - 요리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준다면, 그가 원하는 요리를 그의 취향에 맞게 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요리 중에 해준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숯불에 구운 삼겹살과 김치찌개이다.


기나긴 신입 시절을 거쳐 여러 맛집을 다니며, 고기 굽기의 실력을 높여 왔고, 삼겹살, 갈비, 소고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떤 고기든 한량이가 구워준 고기는 정말 맛있다고 늘 칭찬을 받았었다.


회사 그만두거나 잘리면 뭐 해야 하지 할 때, 주변에서 우스갯소리처럼 많이 추천해 준 게 고기 구워주는 아르바이트였다..ㅋㅋ 다들 고기를 어떻게 해야 잘 굽는지 늘 물어보는데, 고기가 구워지고 있을 때의 소리를 잘 듣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다. 표면에서 보이는 익힘의 정도도 있지만, 고기가 적절하게 익었을 때의 그 순간의 소리를 잘 듣고 구워 내는 것, 사랑과 애정을 담는 게 답이 아닐까 싶다.


혹자는 고기는 딱 두 번 뒤집어 구워야 한다고 하는데, 글쎄다, 양쪽이 균일하게 익게 맞춰주지 않으면 씹는 식감이나, 비주얼 모두 나는 좀 별로였던 것 같기는 하다. 사람마다 다 취향이 있는 거니까..


아무튼 간.. 최고급 숯불을 사서, 그가 원하는 고기를 구워줘야지..


고기만 구우면 심심하니까, 김치찌개도 같이 만들면 좋겠다. 전라도 유명한 김치집에서 3년 이상 묵은 김치를 사서 살짝 씻어 군내를 좀 지우고, 먹기 좋게 썰어 팬에 살짝 볶아서 신 맛을 날려 준다. 그리고 고기와 참치캔 하나를 넣고 같이 볶아 주다가, 물을 적정량을 넣어 푹 끓이기만 하면 된다.


고기의 질은 고기의 맛이 좌우하듯, 김치찌개의 맛은 질 좋은 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산 배추에 천일염, 국내산 고춧가루와 좋은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김치야 말로 최고의 재료가 아닐까 싶다.


한식보다 양식을 좋아한다면, 간단한 크림 파스타나 토마토 리조또 정도도 대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파스타 면을 사서 익히고, 베이컨과 마늘을 올리브유에 볶아서 향을 내주고, 알단테로 익은 면에 면육수도 좀 부어 익혀 주다가, 페타, 파마산, 고르곤졸라, 우유를 같이 녹여서 꾸덕하게 파스타를 만들고,


잘 익은 토마토를 뜨거운 물에 살짝 익혀 껍질을 벗겨 내고, 토마토를 먹기 좋게 썰어 볶다가, 김치를 살짝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살짝 넣어 양념한 다음, 식은 밥에 소스를 얹고,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에 살짝 구워낸다.


고기를 좋아한다면 스테이크를 살짝 구워서 내도 좋을 것 같다.


중식은 이연복 선생님 짬뽕을 이길 자신이 없으니, 밀키트를 잘 익혀서 내고, 동네 잘하는 중국집에 탕수육과 짜장면은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ㅎㅎ


적다 보니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해 본 지 오래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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