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하지 Dec 08. 2020

기대 이상의 스릴러 영화들

 영화 큐레이션하지 - 네 번째 영화들

스포일러 없는 김하지만의 특별한 영화 큐레이션, 그 네 번째 영화들.


 스릴러 장르야 말로 영화로 풀어내기에 최적화된 장르가 아닌가 싶다.

 지금이야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는 극장 상영을 위해 제작된 영상이니까. 커다란 스크린과 서라운드 스피커, 안락한 의자까지 완벽히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속에서 스릴러 영화를 감상하면, 그 임팩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는 참 영화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만의 어법으로 영화의 클리셰를 이용하기도 배반하기도 하는 그 호흡이 정말 매력적인 장다.


 아래 네 영화들은 스릴러 장르를 십분 이해하고 만들어낸 영화들이다. 한 영화를 제외하고 영화 평가/추천 어플 '왓챠피디아'에서 평가자 9만 명 이하 작품들로만 추려봤다.

 




 첫 번째 영화,

모튼 틸덤 감독의 <헤드헌터>


메인 예고편 (01:09) https://youtu.be/g17oC9eBF70

FBI가 사용하는 전문 심리 기법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탁월한 헤드헌터 ‘로저(엑셀 헨니)’는 고가의 미술품을 훔치고 대신 위작을 걸어놓는 행위를 비밀리에 일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소개로 만난 ‘클라스(니콜라이 코스터-월도)’가 루벤스의 사라진 명화를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저는 그림을 훔쳐 거액을 챙기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다짐한다. 하지만 그 마지막 한 탕에서 모든 일이 엇나가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클라스와 외도를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마저 밝혀지는데… 애써 훔친 그림으로 한몫 벌기는커녕 도리어 사람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에 처하는 로저. 그는 클라스의 정체를 밝히고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헤드헌터>는 내가 정말 추천하고 싶었던 스릴러 영화다. 항상 춥고 지루한 북유럽에서 영화와 소설 같은 대중예술작품들은 그들에게 화끈한 조미료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쫀쫀하게 잘 짜인 서사가 아주 인상적이다.


 주인공 로저의 이중생활과 그 이중생활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저의 사투를 숨죽이고 따라가다 보면, 계속해서 켜켜이 쌓이는 사건과 떡밥이 어떻게 풀릴지를 기대하게 된다.


 낯선 언어 위로 쏟아지는 긴장감에 몸을 움찔움찔하면서 영화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나면  '와, 재밌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두 번째 영화,

토미 위르콜라 감독의 <월요일이 사라졌다>


메인 예고편 (01:33) https://youtu.be/FYHkR4wfTAM

이들을 몰래 키우기로 결심한 외할아버지 ‘테렌스 셋맨’(윌렘 대포)은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쌍둥이들이 발각되지 않고 모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엄격한 규칙을 만든다. 첫째.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살 것. 둘째.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할 것. 셋째. 외출해서 한 일은 모두에게 공유할 것. 어느 월요일 저녁, 평소처럼 출근했던 ‘먼데이’가 연락도 없이 사라지고 정부의 비밀 조직이 이들의 은신처에 갑자기 들이닥치는데… 더 이상 하나의 이름 뒤에 숨어있을 수 없는 일곱 쌍둥이들의 목숨을 건 팀플레이 액션이 시작된다!

 <월요일이 사라졌다>가 이번 큐레이션 영화 중에 유일하게 9만 명 이상의 평가자를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22만명 가량이 평가한 이 영화는 제목만으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었다.


 우리에겐 낯선 얼굴의 배우와 근미래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이 신선함을 더하고, 단연 관건은 바로 1인 7역을 소화한 누미 라파스 배우님 연기다. 일곱 명 전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기해내는 그 탁월함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스릴러 장르를 극대화시키는 음향과 연출, 편집 그리고 놀라운 연기력까지.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세 번째 영화,

미카엘 하프스트롬 감독의 <이스케이프 플랜>


메인 예고편 (01:33) https://youtu.be/vrEkd7aLl08

직접 감옥에 들어가 약점을 찾아내 탈출한 뒤, 탈출 불가능한 감옥으로 설계하는 최고의 탈출 전문가 ‘브레슬린’은 CIA로부터 비밀 사설 감옥의 테스트를 맡게 된다. 임무 수행 첫날 괴한의 공격을 당한 후 눈을 뜬 곳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중무장한 교도관, 24시간 감시되는 유리로만 만들어진 수감방, 하늘도 땅도 외부의 모든 것이 차단된 첨단 감옥! 바로 자신이 설계한 완벽한 감옥에 갇힌 ‘브레슬린’은 곧 함정에 빠졌음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로트 마이어’를 만나게 되는데... 탈출 확률 제로! 최강의 감옥 ‘툼’을 탈출하기 위한 불가능한 플랜이 시작된다!

 <이스케이프 플랜>은 액션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베스타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참고로 나는 이 영화로 그들을 처음 봤다. 그들의 유명세를 전혀 알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고 새로운 인상을 얻게 됐다.

 정말 노장의 투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직도 그 기세가 다부진 게 정말 놀라웠다.


 이 영화는 무엇이든 뚫어버리는 칼과 난공불락의 방패의 정면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빠른 설명과 바로 전개에 들어가 버리는 과감함, 치밀한 구조까지. <이스케이프 플랜>은 뒤로 가면 갈수록 뒤를 함부로 예상할 수 없다.

 노장이 된 액션 스타의 불꽃같은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네 번째 영화,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콰이어트 플레이스>


메인 예고편 (00:55) https://youtu.be/Z5uV3J4AYgE

괴생명체에 의한 무차별적 공격으로 황폐해진 세상, 아이들 대신 죽음을 선택한 아빠의 희생 이후 살아남은 가족들은 위험에 노출된다. 극한 상황에 내몰린 엄마 '에블린'은 갓 태어난 막내를 포함 세 아이와의 생존을 위해 놈들에 맞서기 위한 반격을 준비하고 또 다른 생존자들을 찾아 길을 나서는데... 생존을 위한 사투는 계속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예고편부터 숨 막히는 긴장감에 절로 온몸을 움츠리게 되는 웰메이드 영화다. 생존을 위한 한 가족의 사투가 눈물겹도록 안쓰러워서, 보는 사람도 절로 응원하게 만든다.


 오금이 저리는 긴장감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내가 움직이는 작은 소음조차 거슬리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강제 금식 영화라 칭해도 좋을 만큼, 흡입력 있는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를 십분 활용한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영화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될 수 있으면 좋은 음질의 스피커를 가지고 최대한 조용한 곳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에서 적막과 백색소음이 아주 중요한 설정이자 소재이기 때문에, 영화를 흠뻑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꼭 주변이 조용할 때 좋은 환경에서 보길 권한다.





 공포 영화를 못 보는 나에게는 이 정도의 스릴러 영화가 극한의 짜릿함을 안겨주는 최고의 오락영화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영화들로 선별해본 이번 큐레이션이 신선한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에는 어깨에 도톰한 이불을 두르고 귤이나 까먹으면서 위 영화들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거진의 이전글 서서히 온 내 '딜레마' 영화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