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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Nov 17. 2021

순식간에 홀리는 범죄 영화들

 영화 큐레이션하지 - 열 번째 영화들

스포일러 없는 김하지만의 특별한 영화 큐레이션, 그 열 번째 영화들.


 범죄 영화, 케이퍼 무비가 주는 통쾌함이 있다.


 시험 정답을 미리 알고, 되고 싶던 직업 백지수표를 마구 쓰고, 박물관에서 보석을 훔치고, 카지노를 터는 등 내 평생 절대 해볼 수 없는 일들이 긴장감 넘치게 실현되는 통쾌함.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면서 긴장되고 짜릿하기까지 하다.


 오늘의 큐레이션에서는 긴장감과 짜릿함, 통쾌함과 대리 성취감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을 모아보았다.





 첫 번째 영화,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의 <배드 지니어스>

메인 예고편 (01:37) https://youtu.be/nzHev4kmL2o

“올해 시험을 주관하는 STIC 협회가 부정행위를 발각해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시험지가 유출됐다는…” 천재소녀 ‘린’이 설계한 완벽한 답안지 모두가 원하는 그녀의 답안지로 전 세계를 속여라! 시차를 이용한 완벽한 계획 거금이 걸린 천재의 위험한 신종(?) 학업 비즈니스가 시작된다!

 태국영화를 처음 접한 것이 바로 <배드 지니어스>다.

 처음 본 태국 영화가 이렇게나 수작이라 자연히 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높아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배드 지니어스>는 트렌디하고 기발하며 치밀하고 발칙한 영화다.

 내내 느껴지는 대담함과 스피드는 감독이 얼마나 <배드 지니어스>에 자신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게 한다.


 <배드 지니어스>는 학교를 다닐 때 생각해봤던 컨닝을 아주 통쾌하게 해결해버리고, 그넘어서 메시지까지 주는 수작 중에 수작이다.





 두 번째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캐치 미 이프 유 캔>

메인 예고편 (02:27 한글자막 없음) https://youtu.be/s-7pyIxz8Qg

전학 첫날 선생님으로 위장, 1주일 동안 전교생을 골탕 먹인 당돌한 10대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부모의 이혼으로 무작정 가출한 프랭크는 본격적으로 남을 속이는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기자를 사칭해 항공사의 허점을 알아낸 프랭크. 그는 조종사로 위장, 모든 항공 노선에 무임승차는 물론 회사 수표를 위조해 전국 은행에서 140만 달러를 가로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21년 경력의 FBI 최고의 요원 칼 핸러티가 프랭크의 뒤를 쫓고, 오랜 추적 끝에 드디어 혈혈단신 프랭크의 호텔방을 덮친 칼. 하지만 칼과 마주친 프랭크는 정부 비밀요원으로 둔갑, 증거물을 챙긴다며 위조수표를 챙겨 들고 여유롭게 빠져나온다. 뒤늦게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은 칼은 자존심 회복을 결심한다. 그리고 마침내 찾은 프랭크의 가족. 하지만 자신을 속인 프랭크가 겨우 17살의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또다시 칼의 자존심은 무너지고. 과연 칼은 프랭크를 잡을 수 있을까? 이들의 유쾌한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녀시대의 노래 제목으로 더 익숙한 제목일 것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주인공 프랭크와 동명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 기반의 영화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실화라는 것이 기가 차고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과 대담함을 자랑하는 이야기이다.


 쫒고 쫓기고, 끊임없이 탈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외모에 속아 응원까지 하게 되는 묘한 매력의 영화이다.


 무엇보다, 디카프리오의 얼굴이 개연성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영화이다;)





 세 번째 영화,

게리 로스 감독의 <오션스8>

메인 예고편 (02:01) https://youtu.be/ZJ1GNM57W5w

전 애인의 배신으로 5년간 감옥에서 썩은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은 가석방되자마자 믿음직한 동료 ‘루’(케이트 블란쳇)와 함께 새로운 작전을 계획한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패션 행사인 메트 갈라에 참석하는 톱스타 ‘다프네’(앤 해서웨이)의 목에 걸린 1천5백억 원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 디자이너부터 보석 전문가, 소매치기와 해커까지, 전격 결성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마침내 실행에 나서는데… 기가 막힌 작전, 그 뒤에 또 다른 목적 화끈하게 훔치고 시원하게 갚는다!

 <오션스8>은 케이퍼 무비 오션스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작품이다.

 <오션스 일레븐>, <오션스 트웰브>, <오션스13>에 이어 개봉된 <오션스8>은 전작들과는 달리 뺏고 뺏기는 인물 모두 여성으로 반전된 영화이다.


 <오션스8>는 보는 내내 쾌감을 주는 영화였다. 이상하게 가슴 뛰고 더욱 몰입이 되는 짜릿함이랄까.


 보석을 훔치는 진부할 수 있는 목적이, 살아 숨 쉬는 여성들에 의해서 진부하지 않은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오션스8>을 끝까지 보고 나면, 왜 보석이어서 더 짜릿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오션스8>처럼, 이제껏 은연중에 남성장르로 분류되던 장르들의 성별이 반전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네 번째 영화,

로버트 루케틱 감독의 <21>

메인 예고편 (01:12)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aver?code=69040&mid=8830

“위너, 위너, 치킨 디너! (승자, 승자, 닭고기 저녁)”. 그 말이 밤새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건 베가스의 전통인데, 왕년의 카지노 관리자에게 물어보면 알 것이다. 중국인 딜러 오피니온이 지어냈다고 한다. 그는 블랙잭이 나올 때마다 외쳤다고. 그게 40년 전인데, 아직도 통한다. “위너, 위너, 치킨 디너!” 그날 밤 14번은 들었다. 우선, 내가 하던 일은 불법이 아니었다. 그걸 찾아낸 사람들과 모임이 있었고 합법적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만 가능했으며, 나는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난장판에 빠져들게 되었다. 나는 카드를 셌고, 64만 달러 이상을 땄다. MIT 졸업과 동시에 하버드 의대 입학을 앞둔 수학천재 ‘벤’. 그의 뛰어난 수학능력을 탐내는 ‘미키’ 교수는 비밀리에 활동하는 MIT 블랙잭팀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30만 달러의 등록금이 절실히 필요했던 벤은 결국 유혹을 거절하지 못하고 팀에 가입한다. 팀의 리더이자 블랙잭의 허점을 간파한 미키 교수는 최고의 수재들만을 선발해 앞으로 나올 카드와 자신의 승률을 예측할 수 있는 ‘카드 카운팅’ 기술, 그리고 팀의 ‘비밀 암호’를 철저히 훈련시킨다. 신분을 위장하여 주말마다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MIT 수학천재들. 하지만 호화로운 세계에 빠져 짜릿한 나날을 보내는 것도 잠시. 카드 카운팅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는 카지노 측의 베테랑 보안요원 ‘콜’이 이들의 비밀 행각을 눈치채면서 최강의 블랙잭팀은 위기를 맞는데…

 영화 <21>은 실제 MIT 블랙잭 팀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다만 영화적 과장이 아주 심하게 되어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영화 <21>이 가지는 큰 매력은 고작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일을 해쳐 나는 점에 있다.


 누구나 가난 때문에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타개할 수 있다면? 더구나 더 큰돈과 좋아하던 이성과의 연애 그리고 신임까지 다 얻게 된다면?


 2008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아직까지도 케이퍼 무비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빼놓지 않고 알려주는 영화 중 하나이다.





 왜인지 모르게 현실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은 요즘.


 일확천금의 대리만족과 스릴, 그리고 현란한 볼거리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 케이퍼 무비를 보면서,


 일상의 지루함과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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