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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Nov 24. 2021

감정을 노래로 대신하는 뮤지컬 영화들

 영화 큐레이션하지 - 열한 번째 영화들

스포일러 없는 김하지만의 특별한 영화 큐레이션, 그 열한 번째 영화들.


 <라라랜드>의 흥행으로 한국에도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게 된 관객들이 많아졌다.


 뮤지컬 영화를 사랑하는 한 관객으로서, 사람들에게 <라라랜드> 말고도 엄청난 뮤지컬 영화들이 있다고 꼭 소개하고 싶었다.


 지극히 나의 사심과 작은 꿈에서 비롯된 오늘 큐레이션이,

 뮤지컬 영화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첫 번째 영화,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렌트>

메인 예고편 (01:53 한글자막 없음) https://youtu.be/KGciEYSshrQ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열정과 젊음의 에너지가 가득한 8명의 영혼들이 있다. 바로 로저, 미미, 마크, 머레인, 조엔느, 에인절, 콜린스, 베니. 이들은 사회가 정한 규칙보다는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하며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집세가 밀리고 건물이 철거당할 위기에 놓인 그들은 집주인 베니에게 머레인의 건물 철거 반대 시위 공연을 막아주면 집세를 면제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들의 열정과 우정, 사랑을 막기엔 역부족. 머레인을 사랑하는 마크와 룸메이트 로저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며 베니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머레인의 변호사 조엔느와 함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공연이 끝난 후 파티를 열고 있는 이들을 찾은 베니는 자신이 미미와 옛 애인 사이였다는 것을 이용해 파티를 엉망으로 만든다. 결국 로저와 미미는 헤어져 뉴욕을 떠나고, 각자의 길을 찾아 헤어진 8명. 끝없는 열정과 자유를 추구하며 함께 있어 행복했던 이들은 과연 다시 만나 서로 사랑하며 웃을 수 있을 것인가?

 <렌트>는 내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이다.

 청춘들의 치열하고 진심 어린 모습들이 가득가득 담겨있는 사랑스러운 영화이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생동감 넘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으며,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등장인물이 함께 부르는 'Seasons Of Love'은 그야말로 소름 끼치게 감동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명곡이다.


 <렌트>는 1830년대 파리의 젊은 예술가를 그린 오페라 <라 보엠>을 새롭게 재창조해, 1990년대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그린 뮤지컬이다.

 그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이 오늘 큐레이션 한 이 영화 <렌트>이다.


 이전 뮤지컬들과 다르게 락 장르를 기반으로 한 곡들과 뉴욕의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그린 스토리 덕분에 <렌트>는 젊은 관객을 대거 생성해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정작 <렌트>의 작곡가이자 작사가, 극본가, 제작자였던 조나단 라슨은 이 흥행을 보지 못하고, <렌트>의 시사회 바로 전날 대동맥 혈전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래서 더 <렌트>에 끌렸던 것 같다.

 젊고 재능 있는 예술가가 자신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안타까워서.

 그래서 돈쭐 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뮤지컬 <렌트>를 만든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쓴 첫 작품 <틱, 틱... 붐!>이 넷플렉스에서 지난주 금요일에 영화로 공개되었다.

 사실 이 큐레이션을 쓰고 있는 나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바로 <틱틱붐>을 보러 갈 것이다!





 두 번째 영화,

빌 콘돈 감독의 <드림걸즈>

메인 예고편 (01:31) https://youtu.be/pcf_hYV2q4Y

“신사 숙녀 여러분, ‘더 드림즈’를 소개합니다” 1960년대 세계를 뒤흔든 스타 탄생! 전설의 소울 트리오 ‘더 드림즈’ 같은 꿈을 키워온 세 친구 ‘디나’, ‘에피’, ‘로렐’의 드라마틱한 데뷔부터 화려한 성공, 아찔한 스캔들까지! 이들을 둘러싼 사랑과 우정, 박수와 환호가 히트송 퍼레이드와 함께 펼쳐진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환상의 무대가 지금 시작됩니다!

 비욘세의 'listen' 이나 제니퍼 허드슨의 'One night only' 같은 곡들은 아마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One night only' 같은 경우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약자 지목 배틀 중 립제이 vs 피넛의 왁킹 배틀에서 나왔던 음악이라 더 익숙할 수도 있다.


 <드림걸즈>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으로,

 비욘세의 출연으로 당시 큰 이목을 끌었고 이후 <드림걸즈>의 흥행으로 에피 역의 제니퍼 허드슨 역시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대세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간 백인들의 향연이었던 뮤지컬 영화 안에서도 흑인 배우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룬 흥행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흑인만의 소울로 노래하는 수많은 명곡들이 <드림걸즈>의 특장점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영화,

울 파커 감독의 <맘마미아>

메인 예고편 (02:29 한글자막 없음) https://youtu.be/8RBNHdG35WY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모든 것이 담긴 호텔 재개장을 준비하며 홀로서기를 결심한 소피. 그녀는 엄마의 영원한 친구 타냐와 로지, 그리고 사랑스러운 세 아빠들 샘, 해리, 빌에게 리오픈 파티 초대장을 보낸다. 한편 소피는 파티 준비 중 엄마의 숨겨진 찬란했던 추억과 비밀을 들여다보게 되고, 뜻밖의 손님까지 방문하는데… 과연 한여름의 파티는 무사히 열릴 수 있을까? “엄마가 자랑스러워할 인생 최고의 파티를 열게요!”

 <맘마미아>는 아바(ABBA)라는 스웨덴 혼성그룹의 곡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여기서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대중음악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을 뜻하는 뮤지컬 용어이다.

 아무래도 대중들에게 이미 알려진 대중음악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의 흥행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맘마미아>에서 추천하고 싶은 넘버는 많이 알려진 'Dancing Queen'이나 'The Winner Takes It All'이 아니라,

 'Lay All Your Love On Me'이다.


 소피와 스카이가 처녀파티, 총각파티를 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곡인데 연출이 조금 유치하고 스카이가 생각보다 노래를 못 부르지만, 노래 가사가 울림이 있었다.

 Don't go wasting your emotion, Lay all your love on me.
 감정 낭비하지 말고 네 사랑을 모두 나에게 줘.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 중에 <그날들>이라는 뮤지컬이, 고 '김광석'의 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한 번쯤은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PS. 특히 김광석의 '그날들'이 흐르기 시작할 때 전율이 인다.





  번째 영화,

엘리자베스 뱅크스 감독의 <피치 퍼펙트>

메인 예고편 (02:32) https://youtu.be/XYaJupCfUkg

전국 팝 아카펠라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전통의 여성 보컬그룹 ‘벨라스’. 하필이면 대통령 생일파티 축하 공연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던 중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낯 뜨거운 사고를 치고 만다. 하루아침에 대학 여신에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그녀들은 무너진 명성과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려 애쓰지만 그때마다 더 큰 무리수로 외면받을 뿐이다. 해체 위기에 놓인 ‘벨라스’에게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데… 과연 그녀들이 준비한 필살기는 무엇일까? 전 세계를 뒤흔들 그녀들의 폭풍 라이브가 시작된다!

 <피치 퍼펙트>는 날 것의 느낌이다.


 발칙하고 대담하고 기발하며 흥이 넘친다.

 우리가 듣자마자 알 수 있는 노래들이, '아카펠라'라는 목소리로만 이뤄진 합창곡의 형태로 다양하게 편곡되어 펼쳐지는 Pop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틴 장르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그 속의 Pop 음악의 가사와 멜로디로 변주를 꾀하는 모습이 영리하고 즐거운 선택이었다.


 특히 'Riff off' 대결 장면은 <피치 퍼펙트>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명장면 중에 명장면으로 꼽히니 놓치지 말고 즐기길 바란다.





 섯 번째 영화,

롭 마샬 감독의 <시카고>

메인 예고편 (02:21) https://youtu.be/AIAKhNODB9E

화려한 무대 위 스타가 되길 꿈꾸는 ‘록시’는 우발적인 살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곳에서 만난 매혹적인 시카고 최고의 디바 ‘벨마’는 승률 100%의 변호사 ‘빌리’와 무죄 석방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빌리’는 법정을 하나의 무대로 탈바꿈시키는 쇼 비즈니스의 대가로, 자극적인 사건에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언론의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록시’ 또한 ‘빌리’의 흥미를 끌어 자신의 변호를 맡기게 되고, 평범한 가수 지망생에 불과했던 ‘록시’는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그건 살인이었지만, 범죄는 아니야” 그들의 쇼는 이미 시작됐다!

 <시카고>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활용해 발칙하고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연극에서 뮤지컬로 다시 영화로 제작된 <시카고>는 위에 소개한 뮤지컬들과는 다르게,

 어둡고 재지(Jazzy)한 분위기를 내뿜는 멋들어진 작품이다.


 촬영 당시 벨마 역의 캐서린 제타존스가 임신을 한 상태였다는 이야기는 지금 들어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이유는 내가 <시카고>에서 가장 사랑하는 넘버 'Cell Block Tango'를 보면 알 수 있다.


 격렬한 움직임과 박력 넘치는 연기가 탄성이 나오게 만든다.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에 압도되는 순간을 만끽하길 바란다.





 서두에서 언급한 나의 작은 꿈은 바로 한국형 뮤지컬 영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뮤지컬 영화들이 한국에서 제작되었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더불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기보다는 조금 무겁거나 쉽게 다가가기 힘든 콘셉트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조금 난해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뮤지컬 영화가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현대극, 기왕이면 K-pop을 활용한 영화라면 어떨까?

 지금의 시류라면 세계적인 흥행도 노려볼 만하다.


 더구나 한국인이 또, 한 '흥' 하지 않나.


 그전에 한국인들이 뮤지컬을 조금 더 가깝게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큐레이션을 꼽아봤으니,

 부디 그 마음이 잘 가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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