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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May 15. 2023

넷플릭스 드라마 파먹기

 영화 큐레이션하지 - 열두 번째 추천

스포일러 없는 김하지만의 특별한 영화 큐레이션, 그 열두 번째 추천 


 넷플릭스를 본 적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든 요즘이다.

 내가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유는 종종 나오는 오리지널 영화와 오리지널 시리즈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넷플릭스 추천 시리즈 1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냉큼 보고, 이미 봤다면 한번 더 봐도 손색없는 시리즈들로 골라봤다.




         

 첫 번째 드라마,

박신우 감독의 <도시남녀의 사랑법>

메인 예고편 (01:43) https://youtu.be/jVUjJylA12U

복잡한 도시 속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리얼 연애담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모르는 드라마 같아서 혼자 아쉬운 그런 드라마다.

 보면서 꽤나 웰메이드 드라마인 것 같다는 생각에 작가가 누구인지 찾아봤는데 역시나였다. 바로,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를 쓴 정현정 작가의 작품이었다.

 여섯 사람, 세 커플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드라마는 어느 한 캐릭터 속에는 나 혹은 내 친구가 녹아져 있어서 쉽게 이입해서 볼 수 있다. 너무 공감 돼버려서 공감성 수치까지 불러일으키는 이상함도 공존하는 톡톡 튀는 드라마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커플은 메인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김지원-지창욱 커플인데,

 가장 애정하는 이유는 김지원 캐릭터의 서사와 그걸 만족스럽게 지지해 주는 지창욱 캐릭터의 캐릭터성이다.

 거기다가 명대사들의 향연이라니!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한국 드라마 중에 유일하게 소개하는 이유가 다~ 있다. 보면 알 것이다.





두 번째 드라마,

서맨사 스트래턴 감독의 <스핀 아웃>

메인 예고편 (01:47) https://youtu.be/5D_sEPFkhvQ

치명적인 실수 후, 피겨스케이팅 선수 생활이 끝날 위기에 놓인 캣 베이커. 그녀의 꿈인 올림픽에 다가갈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 선택으로 그녀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사건들은 물론, 내면의 어두운 문제들과 맞서야 하는 캣. 그녀의 비밀과 도전을 그린 《스핀 아웃》

 <스킨스>의 에피 역과 <메이즈러너>의 트리사 역으로 익숙한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출연만으로도 이 시리즈를 보고 싶게 만든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페어 안무를 수행하는 상대선수 역인 저스틴(에번 로더릭 분)도 너무 잘생겨서, 선남선녀 둘을 보고 있으면 랜선자식이라도 되듯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하지만 내용은 흐뭇한 눈으로 볼 수만은 없다.

 <스핀아웃>은 얼음판 버전의 <블랙스완>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대학입시를 겪은 사람이라면 무릇 입술을 깨물만한 피를 깎는 고통의 연습 장면들이 나온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피겨 스케이팅의 안무 작품까지.


  지난 4월 뽀짝한 응원으로 화제가 됐던 '2023 피겨 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대회에서 임해나-콴예 선수의 아이스댄스를 인상 깊게 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 역시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자랑스러운 팀 코리아의 아이스댄스 영상을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영상 링크를 첨부해 본다. 

[임해나-콴예 프리 댄스_‘죽음의 무도'] https://youtu.be/v3gauS8UYC





 세 번째 드라마,

장영희 감독의 <겨우, 서른>

메인 예고편 (01:32) https://www.netflix.com/kr/title/81330889

화려한 상하이의 불빛 아래 오늘도 열심히 삶을 일구는 세 친구. 일도 연애도 가족 문제도 아직은 서툴고 어렵지만, 좌절하지 않고 희망도 놓지 않으련다. 이제 겨우 서른인데, 못할 일이 뭐 있겠어! 

 중국드라마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중국 드라마는 굉장히 길다.

 <겨우, 서른> 역시 한 화의 45분 분량으로 무려 43화까지 존재하는 상당한 장편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는 충분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20대가 끝나고 30대에 접어든 세 여자의 서사를 담았다는 것만으로 <멜로가 체질>과 결을 같이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 드라마는 중국 특유의 결을 가지고 있다. 배우자의 외도라던지, 사업이던 여행이던 입이 떡 벌어지는 스케일이라던지 하는 것이 한국과의 비슷함 속에서 다름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선사한다.


 중간에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결말이 너무 뿌듯하고 통쾌하니, 중간을 넘겨가면서 보더라도 결말을 꼭 감상하길 바란다.





 네 번째 드라마,

제드 머큐리오 감독의 <보디가드>

메인 예고편 (01:31) https://youtu.be/kmcZXxarkp0

《보디가드》는 영국 정치의 심장부,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리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퇴역 군인 데이비드 버드(리처드 매든)는 런던 경찰청 소속 특수 경호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능하고 정의롭지만, 전쟁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인물. 그런 그가 전쟁을 지지해 온 내무 장관 줄리아 몬터규(킬리 호스)를 지켜야만 한다. 그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을 화인을 새긴 사람을 경호해야 한다. 임무와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버드. 그사이 치명적인 위협이 버드와 몬터규에게 다가온다. 버드는 무엇을 지킬 것인가, 무엇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예고편부터 긴장감이 무겁게 감도는 이 시리즈는 감독의 연출력을 주목할 만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버드의 정신 상태를 음향과 화면으로 이입할 수 있을 만큼 풀어낸 것과, 각자의 관계를 설명하는 미묘한 눈빛과 손짓 등 비언어적인 표현을 잘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다.


 <왕좌의 게임>과 <신데렐라>로 알려진 리처드 매든이 버드 역을 맡아서 이 시리즈를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내내 드는 작품이었다.

 영국 특유의 발음(맴을 맘으로 발음하는ㅠ)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리처드의 섬세한 연기에 매료되었다.


 전체 서사가 굉장히 탄탄하고 몰입도를 끝까지 잘 잡고 가는 것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다섯 번째 추천 다큐멘터리,

제이슨 헤히르 감독의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메인 예고편 (01:38) https://youtu.be/7QgWlurzU7c

ESPN 필름스가 넷플릭스와의 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기념비적인 인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불스 왕국'을 이룩한 90년대 시카고 불스 팀의 일대기를 10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계획이다. 《팹 파이브》(가제, The Fab Five), 《85 베어스》(가제, The ’85 Bears), 《레슬러 앙드레 더 자이언트》(가제, Andre the Giant)를 만든 제이슨 헤히르가 감독하고, 마이크 톨린이 제작한 시리즈로, 당시 동시에 떠오른 조던과 NBA를 함께 조명한다.

  슬램덩크, 가비지타임, 리바운드 까지 이른바 농놀(농구놀이)이 대세인 시간의 어디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또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는,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이다. 농구의 황제라 불릴 만큼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아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그의 팀 '시카고 불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레전드의 비하인드를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래서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를 찾는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는 조던 한 사람을 조명한 영상이 아니라, 팀 전체의 서사를 담아낸 일대기이다.

 더구나 시간순도 아닌 사건이나 인물순!

 그래서 따라오기 버거울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가 조던과 팀의 '라스트 댄스'로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농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너무 추천하고 싶은 다큐멘터리이고 스포츠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여러 조언들을 들을 수 있는 멋진 다큐멘터리이니, 한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영화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넷플릭스로 많은 창작자가 몰리는 이유를 알고 있고, 넷플릭스가 창작자의 창작권을 보장해 주려 노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광고나 우리나라 세금 문제로 잡음이 있긴 하지만, 넷플릭스와 각종 OTT 플랫폼의 전략과 흥행이 시사하는 바를 계속 따라가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콘텐츠의 흐름에 맞춰 잘 흘러가다 보면, 조금 더 넓어진 세상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큐레이션으로 돌아올 테니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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