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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Jun 23. 2023

웨이브 드라마 파먹기

 영화 큐레이션하지 - 열여섯 번째 추천

스포일러 없는 김하지만의 특별한 영화 큐레이션, 그 열여섯 번째 추천


  웨이브(Wavve)는 내가 넷플릭스와 함께 주기적으로 찾게 되는 플랫폼이다.

  아무래도 공중파 콘텐츠를 독점하다시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나는 주로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 드라마나 가끔 볼만한 게스트가 나온 예능을 몰아서 본다.

  한 달만 구독하기 때문에 한 달에 볼 것들을 쌓이면 구독을 해서 다 몰아보고, 다시 취소하고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각설하고, 웨이브는 그렇게 나에게 빼놓을 수 없는 OTT 플랫폼이 되었고 가끔 들러주지 않으면 괜히 불안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 웨이브가 요새 적극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고, 본 사람이 너무 적은데 놓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은 웰메이드 작품이 많아서 꼭 소개하고 싶었다!

  진짜 후회할 테니까 나처럼 한 달 만이라도 구독해 웨이브의 단물을 뽑아 먹었으면 좋겠다!





첫 번째 드라마,

한태섭, 오준혁 감독의 <치얼업>

메인 예고편 (03:47) https://youtu.be/RxSjtwj5bgY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하고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뜨겁고 서늘한 캠퍼스 미스터리 로코

  너무 청춘이다.

  이게 내 첫인상이었다. 원래도 외국 하이틴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내 취향의 하이틴 드라마가 나왔다고요?! 너무 땡큐고요! 어서오고요! 를 부르짖으며 애청했던 드라마다.


  청춘의 푸르름과 우울을 8:2 비율로 담고 있고 그 안에 연대와 고대 응원단을 연상하게 하는 대학 생활의 모습과 하이틴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로맨스까지 꽉꽉 눌러 담은 진짜 웰메이드 드라마다.

  등장부터 신선한 청춘배우들의 향연과 익숙한 배우들의 안정적인 서브가 잘 어우러져 있어 밸런스가 좋다.


  방영 당시 본방으로 이 드라마를 달렸고, 휴방이 잦아서 내 예상보다 웨이브 구독기간이 늘어나서 조금 슬펐다는 이야기를 전해본다ㅠ





두 번째 드라마,

정지인, 송연화 감독의 <옷소매 붉은 끝동>

메인 예고편 (01:04) https://youtu.be/_WE3Xz61IxU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

  원래 사극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옷소매 붉은 끝동>은 뭔가 달랐다.

  처음에는 비슷해 보였는데, 가면 갈수록 한 끗 다른 무언가를 계속 나에게 시사하는 아주 멋진 드라마였다.


  개인적으로 결말까지 맘에 들고 또 마음 속 깊이 남아버린 이 드라마는

  그저 티저에서 보이는 그 무언가를 넘어선 어떤 것이 있고, 그 어떤 것을 진지하게 또 소중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한 것이 여실히 보이는 드라마다.

  이미 꽤나 많은 사람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겠지만,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





세 번째 드라마,

윤성호 감독의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메인 예고편 (01:31) https://youtu.be/lOmO77RWM9s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남편인 정치평론가 '성남'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려 동분서주하는 1주일 사이 엉뚱하게도 대선 잠룡이 되어가고, 덩달아 대한민국의 정세도 격변하는데…

  하, 이 드라마 만만치 않은 또라이가 만든 것이 분명하다. 너무 재밌다.


  어딘가 핀트가 나간 듯한 촬영과 편집, 말도 안 되게 럭비공 같은 전개, 그리고 그걸 모두 받아먹고 한 술 더 뜨는 연기 호흡까지.

  진짜 북 치고 장구치고 난리부르스를 추는데 나도 정신없이 휩쓸려간다.


  이 드라마를 이렇게 조금밖에 안 봤다고?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서 골라본 나의 마음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진짜 뇌 빼고 보면 너무 재밌어서 자지러진다.





네 번째 드라마,

이승영 감독의 <트레이서>

메인 예고편 (01:19) https://youtu.be/R0XotMfHeE4

"나쁜 돈 쫓는 국가공인 전문가가 온다"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

  국세청이 세금 걷는 얘기를 다룬 드라마는 처음이다.


  '아, 국세청이 이런 일 하는 데었지~' 싶지만 또 이 드라마를 보면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이라고? 이렇게까지 끈질길 일이라고?' 싶은 부분들이 많다.

  공무원은 모름지기 철통밥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 속 공무원은 전혀 그게 아니다.


  똘끼 충만 무대포 임시완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고아성, 손현주, 박용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합을 감상하는 것도 진짜 흥미진진하다.





다섯 번째 드라마,

송민엽 감독의 <오월의 청춘>

메인 예고편 (03:59) https://youtu.be/dY_i9VCqFG8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희태와 명희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레트로 휴먼 멜로드라마

  <오월의 청춘>이 제작이 되기까지, 또 방영이 되기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다고 한다.

  그 안에서 이 드라마에 큰 힘이 돼준 것이 웨이브라고 들었다.

  이런 드라마는 제작이 되는 것이 맞고 이런 드라마가 더 많이 제작되고 방영될수록 그 사회가 다양성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를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했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이 큐레이션에 들고 왔지만, 웨이브 독점이라 웨이브에서밖에 시청을 못하는 부분도 있고,


  또 그런 의미를 다 떠나서 이 드라마,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역사가 스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엔딩을 미리 그려두고 드라마를 감상하게 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드라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사랑스러움과 절실함과 따듯함과 애틋함이 한데 뒤섞여서 그 시대를 잘 그려내고 있다.


  그 시대의 청춘들이 겪어야 했던 희로애락을 같이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지금의 사회를 직시해 보게 된다.





  OTT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옛날이었으면 기획단계에서 컷 당했을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의 빛을 보고 있다는 점이 OTT의 순기능인 것 같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이나 다큐멘터리 같은 것들도 창작자의 의도대로 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당연해야 했던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다른 OTT 플랫폼은 내가 구독한 적이 별로 없기도 하고, 아직 큐레이션을 할 정도로 많은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서 들고 오지는 못할 것 같다.

  굳이 들고 온다면, 아마도 디즈니플러스가 아닐까 싶은데 또 언제 돌아온다 말씀드리기에는 기한이 없기 때문에... 기다리시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나만 디플 드라마 무빙의 예고편 보고 뻐렁치는 거 아니죠? 아니라고 해줘요ㅠ)


  언젠가 한 번쯤은 돌아올 OTT 파먹기 큐레이션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돌아오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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