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뿐 아니라 각종 SNS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작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최대 전시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1년)과 서울 리움 미술관(2023년)을 다녀온 후, 마치 시간여행을 한 듯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점인 관람객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카텔란의 두 공간에서 전시경험을 소개한다.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guggenheim Museum)은 원형의 중앙홀 형식의 미술관이다. 중앙 홀에 높은 천장을 설치하여 나선형의 슬로프를 오르며 벽면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관람하는 순회형식이며 중앙의 30M의 높은 void 공간은 작품으로서 공간력을 채울 수 있는 작가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리움 미술관(Leeum) 중 M2관은 장 누벨의 건축인 박스 안에 박스의 형태로서, 관람객들에게 공간 안에서 새로운 전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하며, 어떠한 형태의 작품도 수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공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노베첸토, 1997, 구겐하임(좌), 리움(우) ⓒ김희정
2011년, 구겐하임에 들어서는 순간, 유기적이고 곡선형을 따라 흐르는 나선형의 공간으로 인해 카텔란의 매달린 모든 작품들은 중앙홀을 압도하는 오브제 덩어리였다. 작품에 대한 360° 다양한 시각적 노출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무제, 2001, 구겐하임(좌), 리움(우) ⓒ김희정
그, 2001, 구겐하임(좌), 리움(우) ⓒ김희정
카텔란의 풍자적이며 해학적인 작품의 의도는 통일되지만, 작업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성으로 인해 리움 M2의 각 전시공간이 분리되며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건축은 그의 전시물을 개별적으로 또는 원하는 순서대로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었다.
아홉 번째 시간, 1999, 구겐하임(좌), 리움(우) ⓒ김희정
솔로몬 R. 구겐하임과 리움 미술관 M2건축은 각각 독특한 디자인과 구조를 가지고 있고, 관람객들에게 서로 다른 미술관 경험을 제공한다. 구겐하임은 연속적인 흐름, 리움은 개별적이고 선택적인 관람을 하게 되며,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한 작품으로도 장편소설을 읽거나 단편의 에세이를 읽듯이 경험자에게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제공할 것이다.
코메디언, 2019, 리움 ⓒ김희정
예술계에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메디언, 2019>를 만일 구겐하임에 전시한다면 과연 어떻게 전시하게 될까? ‘벽+바나나+테이프+바나나의 교체‘가 필요한 전시의 관점을 그는 또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또한 관람객은 그의 작품으로 인해 어떤 시각적 방법을 얻게 될지 다음 전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