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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서리 Aug 08. 2020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Happy Things!

https://www.youtube.com/watch?v=fhs55HEl-Gc&list=RDfhs55HEl-Gc&start_radio=1&t=13

Happy Things - 제이레빗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
하나 둘 셋! 자리에 일어나 하마처럼 입을 쫙~ 하품을 한번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번쩍 기지개를 한번 쭉 펴고
즐거운 상상을 맘껏 즐겨 잊지 말고Happy Happy Things!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한껏 여유 부릴 때
유난히 안색이 좋아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리고 다 예뻐 보일 때
 
좋아하는 노랠 들으며 걸어갈 때 시간 맞춰 버스를 탈 때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예상대로 일이 술술 풀려갈 때
이제부터 뭐든 내 멋대로 맘 먹을 때
아주 맛있는 걸 먹었을 때
세상에나~! 힘도 안 줬는데 쾌변
오! 보너스 휴가 떠날 때 사랑하는 그대도 함께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괜히 기분이 좋아서 혼자 막 춤출 때
아주 머리가 잘 돌아갈 때 말도 안 돼~! 공부 안 했는데 백점
 
오! 누군가 보고 싶을 때 그대가 내 맘 알아줄 때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은
Happy Happy Things!


오늘같이 아직도 끝나지 않는 장맛비에 젖은 주말엔,

게다가 기억도 안나는 이유로 신랑과 말다툼을 했을 땐


제이 레빗의 ‘Happy Things’ 노래를 듣는다.


내가 좋아하는 행복한 것들에 대해 상상을 해본다.


흙에 떨어지는 비 냄새를 맡을 때
침대커버를 빨아서 햇빛에 짱짱하게 말려서 이제 막 덮고 잘 때
미장원에서 오늘따라 커트가 잘될 때
소복이 쌓인 눈을 내가 제일 처음 밟을 때
캠핑 가서 짐 옮기고 텐트 설치 끝나고 의자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캔맥주가 목으로 넘어갈 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해줄 때
다른 차선은 전부 막혀 있는데 내가 선 차선만 술술 뚫릴 때
힘들게 등산해서 정상에서 먹는 초코파이 하나와 두유 한 모금
커피 새로 사서 갈아 내려 마실 때
뭉텅한 연필들을 깎아서 뾰족해질 때
몇 달째 넘어가지 않던 책장의 책을 마침내 끝냈을 때
맥도널드 700원짜리 아이스크림 먹을 때 
좋아하는 친구들과 수다 떨 때
영화관에서 시작하기 바로 전 암전 되었을 때
밥 하기 싫은 날 신랑이 갑자기 외식하자고 할 때 
아직 어둑한 새벽이 밝아오기 전 홀로 고요히 명상할 때
집 앞 공원 운동하는데 시간이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10,000보를 찍었을 때
으스스 추운 날 핫초코 마실 때
이유 없이 몸무게가 200g 줄었을 때
숲 속에서 나는 풀 냄새 맡을 때
막걸리 담그고 5주일 발효 후 술 거르는 소리를 들을 때 
휴가 가기 전날 짐 쌀 때
별로 글감이 없었는데 브런치가 술술 써질 때 



점심때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신랑은 조용하다.

먼저 가서 말을 붙였다. 

이젠 그만 화해하고 비 오는 날에 어울리는 부추전이나 해먹을 심산이었다.


“오빤 어떤 때 행복한 기분을 느껴?”

“나는 말이야…

흙에 떨어지는 비 냄새를 맡을 때,

침대커버를 빨아서 햇빛에 짱짱하게 말려서 이제 막 덮고 잘 때 등등 블라블라…”


난, 난 말이야… 당근마켓에서 정말 좋은 물건을 3천 원에 샀을 때야…


아! 이 남자 내가 델꾸 살아야 되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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