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안 좋아서 한동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자기의 상태를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한 친구의 말을 따르면 당신의 기분이 좋을 때에만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얼굴을 잘 관찰해보면 내면의 상황에 따라 나이를 먹기도 다시 뱉기도 하는 것 같다. 지난주에 만났던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났는데 갑자기 5년 전의 얼굴을 하고 있어 깜짝 놀랄 때가 가끔 있다.
빵, 쿠키, 떡, 케이크와 다양한 형태의 면과 만두의 피도 만들 수 있는 하얀 밀가루를 반죽하는 일은 한 요리사가 동일한 레시피를 가지고 만들어도 매번 조금씩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일이다. 조금의 오차로도 전혀 다른 결과물이 얻어지므로 레시피와 계량 없이 눈대중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한 가지 빵을 만들기 위한 시도로 두세 가지 레시피를 시도해보면 2g, 5g의 차이로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때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레시피가 무엇인지 읽어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대부분의 조리 방법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개발해낸 레시피를 훔쳐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사람을 보면 좀 황당한 기분이 된다.
‘광기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
아인슈타인이 했다고 알려졌던 이 유명한 말은 얼마전에 그를 연구하는 학자에 의해 사실은 리타 메이 브라운(Rita Mae Brown)이라는 한 여성 소설가가 1983년 자신의 소설 ‘Sudden Death’에 썼던 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주는 확실성이 눈부신 나머지 그를 공부하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어쩌면 그가 그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는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책에 쓰인 문장을 찾아본다. 지금까지 지워졌던 직전의 문장을 함께 읽으니 원래의 레시피를 찾아낸 듯하다.
“Unfortunately,
Susan didn’t remember
what Jane Fulton once said,
Insanity is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but expecting different results.”
덧붙일 말이 있다.
호빵 찐빵과 비슷한 이 대만 빵의 레시피는 함께 일했던 동료 칭링 콰에게 배웠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대만에서 유명한 찐빵과 과자를 파는 가게를 운영하신다.
*이리저리 헤맨 레시피는 인스타그램 계정 @hen.kitchen에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