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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슈맘 Jan 09. 2021

청약 당첨?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  

엄마의 돈 공부



오늘 아침 퇴근을 하면서, 예전에 청약을 넣었다가
야무지게 떨어진 아파트를 보게 되었다.
청약 떨어졌다고 울고 불고 했던 게 불과 2년 전인데
이제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아파트가 이렇게 빨리 지어지는구나!
도색까지 싹 해 놓으니, 제법 그럴싸하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오고 갈 때 한 번씩 보는 그곳.

처음에 청약에 떨어지고는 이 아파트 근처를
일부러 지나가지 않으려고 애썼었다.
너무 가고 싶었지만, 자꾸 P(프리미엄) 이
올라가는 바람에 매수할 수 없었다
정말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어쩌면, 내가 재테크와 집에 관심 가졌던
계기를 준 110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비록 떨어졌지만, 가끔은 이 아파트에게 참
고맙다. 그래서 내가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나는 신혼생활을 빌라에서 시작하였다.
일개미였던 우리 신랑은 한 달 30만 원씩
용돈을 받아 생활했고, 모은 돈으로 빌라를
매수했다. 그때가 2014년도였다.

" 대출이 있으면 그게 가난한 거지"
" 뭐니 뭐니 해도 내 집이 있어야지"
" 대출받아서 아파트를 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우리는 그 작은 빌라에서 대출
없이 신혼생활을 시작했었다.
맞벌이 었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별다른
지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은 하나도 모으지
못했었다. 그때는 빚(대출)이 없다는 것에 우리가 정말 부자구나 생각하면서, 현실에 안주해서
돈 모을 생각도, 재테크에도 관심이 없었다.

사실, 코스피, 코스닥이 뭔지도 얼마 전에 알았으니.
나는 그만큼 경제와 돈에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 없이 있는 돈 다 쓰면서 저금 따윈
없는 생활을 하다가 첫 아이를 임신했고
육아 휴직을 하면서, 친정 근처 오래된 구축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이사를 왔다.

첫째,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도
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맞벌이 소득이
적지 않았는데, 저금은 하지 않았고, 아파트
대출금만 겨우 갚아 나갔으며, 이상하게 넉넉하게
버는 편인데도 항상 돈이 부족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삼 교대 근무를 하며

일개미처럼 살았다 참 이상했다.

둘 다 교대 근무니, 며칠 동안 얼굴을 못 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열심히 일하는데 왜 돈이 안모 아지지?"

어느 날, 직장 선배가 청약에 당첨되었다고 했다.
신혼부부 특공에, 중소기업 추천 서류까지 열심히 준비하셨고,

결국 떡하니 1군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에 당첨.!
그리고 얼마 있다 그 아파트는 1억이 올랐다.

그러고 얼마 있다가, 직장 후배가 또 청약에 당첨
되었다.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에, 역세권. 학세권
당첨된 지 6개월도 안되어서 5000만 원 이상이
올랐다고 한다.

충격을 받았다.
"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 세상에.. 내가 5000만 원을 모으려면"
" 월 200만 원씩 2년 이상 모아야 하는 돈인데"

아.. 이게 자본주의의 원리인가...?


월 50만 원씩 모아도 1년이면 600만 원
10년이면 6000만 원.
그런데 집값이 몇 달 만에 1억이 올랐다고?
이렇게 돈을 버는 사람들을 원망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무지했으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는 그만큼 세상 물정을

몰랐던 것이다.

물론, 꼭 돈을 부동산 투자로 벌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 가만히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청약 점수가 몇 점인지
통장은 얼마나 부었는지, 얼마가 들어 있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다.

막연히 나도 공부 좀 해야겠다.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고 있던 중.
우리 아파트 옆 단지에 1100 세대

 브랜드 아파트 청약 공고가 떴다.
심지어 가격은 평당 1100만 원!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가격)

"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니 넣으면 되겠지"
" 우리 동네 어차피 인기도 없는데, 경쟁률이
낮을 거야. "



나는 세상 물정을 너무도 몰랐으므로
청약을 넣기만 하면 당첨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미 이사 가면, 어떤 가구를 살 것이며
초등학교는 어떻게 보낼 것인지.
내 머릿속에는 이사의 꿈으로 가득했었다.

청약 당첨일.
솔직히 당첨될 줄 알았다.
경쟁률은 5대 1 정도.
보기 좋게 떨어졌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 단톡 방에 이미 들어가
있는 상태... 그러다가 줍줍의 기회까지 왔었다.
잔여세대가 남았다고, 선착순으로 표를 나누어
준다고 했다.
새벽 한 시, 모델하우스에 가서 덜덜 떨면서
기다려서,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
(모델 하우스 앞에서 텐트까지 치려고 했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 업체 측의 배려로 선착순 번호표를 배부함)
다음날, 모델하우스 선착순 줍줍에서
역시,  보기 좋게 떨어졌다!


" 행운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올 확률이 더 높다"

요즘에는 청약도 전략이 있다고,
청약 강의도 많고, 시중에 나온 책도 많다던데
나는 거저먹으려고 했던 것 같다.
노력 없이 그냥 얻으려고 했었다.

그냥 일만 열심히 하면 내 나이 40.50대에는

부자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 이후로., 부동산이나 경제 뉴스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경제 공부를 시작했다.

"평생 일개미로만 살다가,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해서 일을 못하게 되면?"
"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돈 때문에, 할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플까?"

아이 둘이 될 때까지
흥청망청한 삶을 살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그런 거 몰랐다.
그냥 튼튼한 내 몸뚱이로 쭉 평생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매달 5일 받는 달콤한 월급에
취해서, 현실에 너무 안주했었다.

청약에 보기 좋게 떨어졌던 일은
결국 나에게 보약이 되었다.
내가 재테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날 이후로, 나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마인드는 많이 바뀐 것 같다.

삼 교대 근무를  하는 내가.
항상 바쁘고 피곤하다고 입에 달고 살았던 내가


경제 신문을 매일 보고,
증권뉴스를 보고, 코스피지수를 확인하고,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끊임없이 찾아
탐색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 나는 돈이 없어도 건강하고 행복만 하면되"

" 돈을 따지는 사람은 속물이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살면서 느낀건, 돈이 모든 부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허튼짓이
아니라는 걸, 먼 훗날 지금의 노력들을 웃으며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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