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결혼할거야!

내가 크면 누구랑 결혼하겠어?!

by 케리킴

햇살이 창가를 부드럽게 쓸고 지나가던 늦은 아침,

아이와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집을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새로 산 운동화를 꺼내 신는데,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아이: “엄마, 신발 바뀌었네?! 우와, 예쁘다. 다른 사람 같아! 몰라보겠어!”
나: “정말? 신발만 달라졌을 뿐인데… 고마워^^;;”

(그저 신발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칭찬을 해주니 민망하면서도 내심 기분은 좋았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서

몇 걸음 걷다가 멈칫 놀라 멈춰 섰다.
나: “어라! 어떡하지? 립스틱도 안하고, 헤어에센스도 안 바르고 그냥 나와버렸네. 엄마 너무 초췌하지?”

내 당황스러움과 달리 아이는 천연덕스럽고 의연하게 대답한다.

아이: “괜찮아, 그런 거 안 해도 예뻐! 엄마는 화장한 것보다 안 한 게 더 예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 "정말이야?! 역시 우리 아들밖에 없어~!"

그리고 이어진 아이의 치명적인 한 마디에 내 심장은 사르르 녹아버렸다.

아이: “내가 크면 누구랑 결혼하겠어? 당연히 엄마지! 난 엄마랑 사귀고 결혼할 거야!”


세상에 이보다 벅찬 고백이 있을까?
아이의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날 만큼 행복했다.
아이의 마음이 따뜻한 온기가 되어 온몸을 감쌌다.


아가야,

엄마는 너를 낳고 기르면서

어느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어.

웃는 일이 서툴고,

핼복이란 게 늘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내 세상은 너로 인해

환해지고, 한 없이 달달해 졌단다.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포근했던 봄날의 귀여운 오빠